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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 ‘물류’와 통하려면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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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하지 말고 공존해야”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의 성장이 무섭다. ‘배달통’, ‘배달의민족’,‘ 요기요’등 이른바 배달앱 빅3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해 1조원 규모(거래액 기준)까지 성장하였다. 이들 배달앱 서비스는 단순하다. 기존에 흩어져 있는 중국집, 치킨집, 족발집 등 전국 배달음식 매장의 전화번호부를 한 곳에 묶어 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대중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배달 플랫폼은 기존 오프라인 전화번호부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였다.



이런 배달앱 시장이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지금껏 배달 업체들이 이미 배송기사를 고용하고 있는 음식점에 한정하여 ‘주문대행’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새롭게 등장한 플랫폼들은 배송기사를 고용하고 있지 않는 음식점의 배달서비스까지 대행해준다. 여태껏 있던 서비스가 단순한 주문대행 ?‘플랫폼’만 운영했다면 새롭게 등장한 서비스는 플랫폼에 ‘배송기사’를 포함한 ‘배달대행’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배달앱 시장은 음식배달 등 유형의 제품뿐 만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까지 배달에 포함시켰다. 집 청소, 송금 대행, 애견 관리 등 고객 요구형 콘텐츠(소비자 개개인의 심부름)를 덧입혀 배송상품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배달앱 운영업체의 핵심은 ‘퀵 라이더(배송기사)’다.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매장과 그런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이륜차 배송기사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흥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퀵 라이더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을 통해서 기존 퀵 서비스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던 기사들을 유치하거나, 자체배송기사를 고용하기도 한다. 이들이 기존 업계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퀵 라이더들을 위한 개선안을 가지고 진입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배달 플랫폼 운영업체들이 최근에는 B2C 배달 뿐만 아니라 B2B 배송사업까지 적극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배달앱 ‘부탁해’개발사인 메쉬코리아는 스스로를 ‘신 물류기업’이라 정의하고, 플랫폼 및 배송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메쉬코리아가 개발한 B2B 플랫폼‘메쉬프라임’은 메쉬코리아 매출의 70%를 차지하여 B2C 매출을 압도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띵동’개발사 허니비즈는 3월부터 현재 시행하고 있는 LBS(Local Based Service)사업을 B2B 물류사업 영역으로 확장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륜차를 이용하여 기존 택배업체들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빠른 배송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것이 그 골자다.



이들의 틈새시장 공략에 대한 도전은 단연 주목할 만하다. 기존 유통화주와 택배업체들의 숙원과제인 ‘당일배송’등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물류 플랫폼 운영업체들이 마냥 들떠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편으론 이들의 고민도 크다. 전통적인 물류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결정적으로 광역배송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두 번째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들은 기존 화물운송 등 택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새롭게 태동한 물류 스타트업들이 전통업체들과 상생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유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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