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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도 제친 美혁신기업 1위 와비파커

by 콘텐츠본부

2015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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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한, 사람을 통한 혁신”

글. 이현주 기자 | 김철민 기자



매년 50개의 혁신기업을 선정해 발표하는 미국의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015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 (Most innovative Companies 2015)’으로 미국 온라인 안경판매업체와비파커(Warby Parker)를 50개 업체 중 1위로 발표했다. 와비파커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애플(Apple)’, 중국의 거대기업‘알리바바(Alibaba)’, 최근 패션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소셜 네트워크 ‘인스타그램(Instagram)’등을 모두 제치고 혁신기업 1위라는 영광을 누렸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설립된 지 어언 5년, 매출 1억 달러 남짓의 안경판매업체 와비파커가 혁신기업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2015 가장 혁신적인 업체 리스트’에서 와비파커를 1위로 선정한 이유로‘수백 년간 변화가 없던 안경업계의 판도를 바꾼 점’을 꼽았다. 그러나 이외에도 와비파커의 혁신을 지원한 요인들은 꽤나 많다.

 

 

 


  1. 인터넷상에서 자체로 만들어진 고유 브랜드라는 점

  2. 3단계에 걸친 독특한 온라인 유통구조를 가진다는 점

  3. 온라인 유통과정에‘고객의 실제경험’이라는 단계를 제공한다는 점

  4. 창립자들의 열성적이다 못해 광적인 수준의 브랜딩에 대한 의지와 실행이 모든 요소들이 와비파커라는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켰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5.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라

와비파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Wharton School)의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와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이 두 명의 친구를 추가적으로 영입해 함께 세운 회사다. 이들은‘대량생산이 가능하고, 플라스틱이 대부분 주재료가 되어 재료값이 비싸지 않은 데다 제작 공정도 복잡하지도 않은 안경이 왜 아이폰만큼 비쌀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CNN 인터뷰에서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는“최고의 비즈니스는‘얼마만큼의 마진을 고객에게 쥐어짜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이 말 한마디에서 우리는 와비파커의 철학과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안경을 사는 고객의 마음을 중심으로 시작한 온라인 안경판매업체 와비파커는 이제 12억 달러 가치를 목전에 둔 미국 1위의 혁신기업이 되었다.



10억달러 클럽 도전

미국 금융 분석 리서치 업체 프리브코(PrivCo)의 샘 하마드(Sam Hamadeh) CEO는“최근 신규상장업체 투자자들이 와비파커의 이전 평가 가치액을 훨씬 넘어선,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의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12월 와비파커의 자본 규모는 6억 달러였다. 그 시기 와비파커의 평가가치는 4억 5000만 달러였다. 샘 하마드는“만약 와비파커가 최근 계속되고 있는 투자자들의 투자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와비파커의 평가 가치액은 12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곧 와비파커가 뉴욕의 가장 큰 규모의 신규상장업체가 되는 것을 뜻한다.



온라인 유통과정에 ‘실제경험’ 담아

와비파커는 단순히 트렌디한 스타일의 안경을 제공하는 안경 제조업체가 아닌 기술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왜일까. 해답은 와비파커의 독특한 유통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와비파커의 대표적 혁신은 바로 3단계로 이뤄진 온라인 유통과정이다. 이 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로, 안경을 사고 싶은 소비자가 와비파커 홈페이지(www.warbyparker.com)에 들어가 가입한 후, 착용하고 싶은 안경을 최대 5종류까지 고른다. 와비파커는 소비자들이 주문한 안경들을 독특한 모양의 와비파커 고유의 안경 배송박스를 통해 고객의 집으로 배송한다.두 번째로 고객은 배송된 안경들을 3~5일간 착용하고 비교해본 뒤, 안경들을 와비파커로 반송한다. 이는 고객의 온라인 쇼핑 단계에 ‘실제 경험’ 단계를포함시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은 배송된 다섯 가지의 안경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안경 하나를 고르고 자신의 시력과 눈 사이 거리를 홈페이지에 입력한다. 2주 뒤, 고객은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100% 맞춤제작 안경이 집으로 배송되는 것이다. 이것이 와비파커의 ‘엣홈트라이온(at-home try-on)’모델이다. 와비파커는 실제 착용해보지 못하고 화면을 통해서만 물건을 보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5가지 안경을 5일간 착용해볼 수 있도록 혁신적인 유통과정을 기획했다. 그 과정 중에 발생하는 두 차례의 배송, 한 차례의 반송 총 3번에 걸친 물류비용은 모두 와비파커가 부담한다. 그러면서도 제품 가격은 일반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에 비해 반 이상 싸다.



온라인 판매 사업으로 시작한 와비파커는 13년 뉴욕 소호거리 매장(Flagship store)을 시작으로 로스엔젤레스, 보스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는 기존 유통과정에서 고객 자율에 맡긴 시력과 눈 사이 거리를 더욱 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와비파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와비파커는 창립 첫해 2만개의 안경 판매로 시작, 지난해에는 100만개 이상 의 안경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 와비파커는 유통사업을 넘어 기술기반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와비파커는 구글의 웨어러블 컴퓨터인‘구글 글래스’의 차기 디자인을 위한 파트너로 선정, 기술제휴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와비파커가 비단 독특한 유통과정과 값싼 가격 뿐 아니라 업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때문에 와비파커는 자신을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둔 IT 유통기업’이라 부른다. 단순한 온라인 유통업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와비파커는 별다른 소프트웨어 없이 전통적인 유통구조의 타파만으로도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와비파커는 가격경쟁력만을 따지며 판매를 해오던 기존 경쟁 업체들의 온라인 유통과정에서 탈피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구매자가 직접 물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경험을 포함시킨 유통 구조를 만들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혁신을 창조한 것이다.



고객소통이 혁신을 지원한다

와비파커의 경험유통 서비스 ‘엣홈트라이온’모델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동인이 되었다. 하지만 와비파커의 성공이 비단 유통과정의 변화와 비용절감 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사실 와비파커의 유통혁신 뒤에는‘고객소통을 통한 소셜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와비파커의 앳홈트라이온 모델은 고객들의 안경착용 후기를 소셜 네트워크상에 공유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예를 들어 사진을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인스타그램에는 ‘#와비홈트라이온(#WarbyHomeTryOn)’과 같은 해시태그 단어마저 존재한다.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고객은 안경 착용한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고, 와비파커는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유도할 수 있다. 또 와비파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와비의 가상거울(Warby’s Virtual Mirror)’서비스를 제공한다. 와비의 가상거울은 고객이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안경을 착용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물론 이 또한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 가능하다.



와비파커는 이외에도 블로그를 통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내용의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고, 이는 고객소통의 채널이 되고 있다. 와비파커 블로그는 ‘안경’이야기만 하는 블로그가 아니다. 와비파커는 ‘맨해튼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 집’과 같은 고객이 선호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여 고객들의 블로그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 와비파커 블로그는 홍보용 ‘기업 블로그’의 모습이 아닌‘개인 블로그’와 같은 운영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와비파커의 이러한 소셜 마케팅 활동들은 와비파커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동반했다. 지난해 IBM이 발행한 소비자 행태분석보고서(Greater expectations)에 따르면 소비자 구매는 광고보다 소셜 미디어와 친구들의 추천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여러 연령 그룹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온라인상의 지인의 포스팅이나 글을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와비파커의 혁신적인 유통구조를 통한 구매는 실시간으로 사람에 의해 전파되며 구매로 이루어지고 이것은 와비파커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마케팅을넘어 ‘공감’으로

와비파커는 순수하게 사람에서 시작되어,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다. 이들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여정은 ‘사람을 위한 혁신’ 그 자체다. 최근 와비파커는 미국 현지 SNS상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와비파커를 선호한다고 밝힌 한 SNS 사용자는 “와비파커는 고객 간의 공감(Empathy)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과연 와비파커는 어떻게 소비자들에게‘공감’을 이끌어냈을까.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와비파커의 마케팅 중 하나를 살펴보자. 미국 아틀란타에 살고 있는 25살 테스 존슨(Tess Johnson)씨의 이야기다. 그녀는 최근 와비파커로부터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그녀가 어느 화요일 자신의 안경을 찾고자 와비파커 매장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기분이 아주 안 좋은 상태였다. 그녀가 안경을 찾으러 가던 당일 아침, 자동차를 도둑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와비파커 매장에서 매장 직원에게 그 이야기를 하소연했다. 며칠 후, 그녀가 우편함을 열었을 때, 우편함 안에는 와비파커로부터 온 지역 인근 주점의 외식 상품권과 한통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존슨 씨는 “편지를 받고 와비파커가 나의 사연에 공감을 해주고 있음을 느꼈다”며 “안 좋은 일을 당했음에 불구하고 와비파커의 편지 덕분에 나의 일주일은 빛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와비파커를 ‘공감해줄 수 있는 친구’라고 표현했다. 와비파커 공동창립자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은 “와비파커는 직원 채용에 있어 자존감과 공감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대에 대한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만이 탁월한 고객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블루멘탈 대표의 설명이다. 블루멘탈 대표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다른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HBR(Harvard Business Review)은 기업의 ‘공감능력 성취지수’에 대한 자료를 통해 공감능력에 중요성을 말한 바 있다. 미국 현지 마케팅 업계 한 관계자는‘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공감능력을 갖추는 것이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와비파커는 고객과의 공감과 교류를 중시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소셜네트워크와 미디어를 통해 공개, 활용하면서 와비파커의 독특한 유통시스템을 더욱 부각시키고 고객의 뇌리에 각인시키고 있다.



무엇이 혁신을 만드는가

와비파커는 비단 자신의 고객 뿐 아니라 ‘사람’그 자체를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와비파커는 저개발국가에 안경을 무상으로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 ‘비전스프링’과 연계하여 안경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안경 하나를 구입하면 저개발국가의 안경이 필요한 사람에게 다른 하나의 안경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신발 하나를 사면 자동으로 저개발국가에 신발을 하나 기부하는 탐스슈즈(Toms Shoes)의 전략과 같다. 와비파커는 지난 2013년 약 50만개의 안경을 저개발국가에 기부했다. 와비파커와 비전스프링은 범지구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안경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며 이를 통해 모든 이들이 자신의 최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틈새시장의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한 와비파커는 이제 온·오프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유통업체로 탈바꿈했다. 공동창립자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는 “우리가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우리를 이커머스 업체라고 불렀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이커머스업체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은 오직 안경만을 팔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 브랜드가 아주 오랜 시간동안 그것보다 더한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왜 안경은 비싸야만 하나”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와비파커는 창립한지 불과 5년 만에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애플’을 누르며 미국 제1의 혁신기업이 되었다. 이들의 가치와 이야기가 오늘날 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혁신과 성공은 대단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따뜻한 기업 와비파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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