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박성혁의 데이터마케팅] 데이터의 마술, 시장을 예측하는 힘

by 박성혁

2016년 05월 13일

"태국에서 공기청정기가 잘 팔릴까요?”
데이터의 마술, 시장을 예측하는 힘
 
글. 박성혁 레코벨 대표이사
 

Idea in Brief

 

장사를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시점에 무슨 상품을 판매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소위 말하는 ‘돈의 흐름’을 바라보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흐름을 볼 수 있을까. 웹크롤러와 웹봇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들은 이것을 너무나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단순히 사이트에 공개된 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해당국가에서 잘 팔리는 상품정보를 알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향후 진입하길 원하는 시장의 수요예측, 국가 간 수출입 전략을 수립하는 기반데이터가 된다.

 

필자가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는 추천서비스 기업 레코벨의 개인화 추천 솔루션은 2015년 기준 약 10조 원 규모의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상품판매 이력을 분석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다년간 추천이라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제일 중요한 두 가지는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데이터의 존재 자체가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며,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여 원하는 정보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데이터 가공 기술 역시 중요하다.
 
때문에 이번 기고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유통과 물류 종사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국가 단위의 상품 판매실적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자동화된 기계를 활용하여 대한민국 차원의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수집하는 구체적인 방안과, 이를 활용하여 시장 수요예측, 국가 간 수출입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장사를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시점에 무슨 상품을 판매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소위 말하는 시장이 어디서 생겨났다가 없어지는지 잘 파악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잘 알고 있어야 소위 말하는 돈의 흐름이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한 사업가가 공기청정기 판매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업가는 수많은 공기 청정기 중에서 어떠한 가격대, 브랜드, 용량에 해당하는 제품을 유통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고민하는 사업가가 만약 실제로 시장에서 무슨 상품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의사결정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흥미로운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소셜커머스 상위 3개 기업의 웹 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쿠팡이나 티켓몬스터, 위메프 웹 페이지 상에서 특정 상품을 클릭하고 상품상세 페이지로 이동하면 해당 상품이 현재 몇 개나 팔렸는지 누적판매수치가 사용자에게 보여 진다.
 
가령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시점에서 티켓몬스터 웹 페이지를 방문해 A전자의 공기청정기 상품을 클릭했다고 하자. 누적 100개가 판매된 것이 확인된다. 그리고 내일 같은 시점에 동일한 공기청정기의 상품상세 페이지로 이동해서 몇 개나 팔렸나 확인해보자. 110개가 판매되었다. 이를 통해 정확히 24시간 동안 10개가 더 팔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이러한 확인 작업을 매일 같은 시간에 한 번씩 꾸준히 진행한다면 매일 해당 제품이 몇 개나 팔리고 있는지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만약 판매 중인 모든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서 매일 한 번씩 누적판매량을 사진 찍듯이 수집할 수 있다면 일자별 판매 정보를 모두 수집할 수 있게 된다. 거기에 더해 소셜커머스 3개 사의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약 10%에 해당하는 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작업을 사람이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웹크롤러(crawler) 또는 웹봇(bot) 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들은 기계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꾸준히 수집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경쟁사의 매일 또는 매시간 상품 판매 이력을 수집하기 위하여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심지어 유아용품과 같은 세부 상품 카테고리 별로도 A사의 영업팀이 경쟁 B사보다 실적이 더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파악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설명했던 예시로 돌아가 보자. 공기청정기 장사를 해보려는 사업가는 이러한 방식으로 판매실적 수집을 통해 어떠한 유형의 공기청정기가 얼마나 판매되고 있는지 너무나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당연히 상품 유통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이후 물류에 대한 선행 지표로도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현 단계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지와 같은 정보는 파악하기 어렵다. 이는 사이트 상에서 보이지 않는 기업 내부 정보, 즉 내재된 고객정보를 수집할 수 없는 웹크롤러의 한계로 인한 것이다.
 
참고로 기업 내부에서는 지역별 상품 판매량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해당 정보를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공개된 정보를 바라보는 외부 관점에서는 웹상에서 공개된 상품 정보 중에서 위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여행지, 레스토랑, 공연장, 서비스 상품(마사지 샵, 자동차 정비소 등)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상품 구매 이력과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지역 상권 별로 판매이력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국가 간 상품 판매 현황에 대해서도 전자상거래 데이터가 일정부분 답을 제공할 수 있다. 가령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어떠한 상품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수집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외 상품이 매일 얼마나 판매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시계열 분석을 통해 내년에는 어떠한 시장이 형성될지 예측해볼 수도 있다.
 
단순히 직구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이 끝은 아니다. 가령 태국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해보고 싶은 사업가의 경우 태국 시장에서 어떤 상품이 매일 얼마나 판매되고 있는지 시장 조사 차원에서 알아보고 싶을 수 있다. 이 때는 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웹사이트 상에서 웹크롤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현지 시장 현황을 정량적인 판매이력과 함께 정확하게 파악해볼 수 있다.
 
기본적인 언어 장벽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자동 번역기를 사용하거나, 특정 상품과(예: 공기청정기) 관련된 외국어를 찾아 조회해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중국 유통업체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공기청정기를 유통하고자 한다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기계가 수집해준 정보가 굉장히 현실적이면서 중요한 정보로 작용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와 같이 기계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국가 단위에서 제공할 수 있는 상품판매실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면, 그리고 이에 따라 제조, 유통, 물류 측면에서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개인 및 기업이 늘어난다면 한국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 또한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해당 기고문은 CLO 통권 69호(2016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