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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병이 바라보는 현장② CJ제일제당] 공장에서 바라보는 생산물류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9월 23일

초년병이 바라보는 현장② CJ제일제당
공장물류, 이런 일을 한다
현장에 들어오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것들
9월 21일 부산. 상반기 취업시즌에 고배를 마시고, 이번 하반기 또 한 번 취업전선에 뛰어든 한 학생과 소주 한잔을 기울였다. 학생이 지금까지 쓴 원서는 10여개. LG생활건강, 범한판토스, CJ대한통운, LS, BGF리테일, GS리테일... 물류, 유통, 제조업종의 구분도 없이 다양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하반기 공채시즌의 막이 열렸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새벽까지 친구의 고민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기자는 몇몇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취업준비생이었던 이들이다. 이들이 취업하기까지 겪었던 과정들, 그리고 취업후 각 업계 현장에서 실제 겪고 있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지는 않을까?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기자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줬다. 그들 또한 오랜 기간 취업에 도전했고, 수차례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취업준비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공감하기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다고 했다.
 

본격적인 공채시즌. 지금 현장에 있는 이들은 취업을 하기까지 무슨 준비를 해왔을까. 그리고 그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현장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CLO가 나섰다.

두 번째 소개할 기업은 CJ그룹에서 식품 및 소재식품, 바이오, 생물자원 R&D 및 생산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이다. 제조업체인 CJ제일제당의 생산 최전선인 식품공장에서 물류는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
 
최근 CJ제일제당에 취업하여 공장물류 현장을 직접 뛰고 있는 한 신입사원의 이야기를 청취해봤다.
 
※ 아래 인터뷰는 CJ제일제당 사원이 송고해준 기고를 바탕으로 재각색했습니다.
 
▲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조감도(사진= QS엔지니어링), 위사진은 인터뷰를 진행한 CJ제일제당 사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Q1. 생산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다.
 
A1. 저는 현재 CJ제일제당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식품에 필요한 자재들을 수급, 관리하는 MM(Material Merchandising) 업무를 맡고 있지요. 단순히 식품 원자재뿐만 아니라 포장재와 같은 각종 부자재와 수입 원료까지 수급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자재의 이동, 보관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병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제가 하고 있는 일의 목표는 실제 공장 생산을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자재의 수급 이슈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 방지하는 것입니다.
 
Q2. 취업전 물류를 공부했다고 들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실제 공장 현장에 응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A2. 아무래도 생산물류에 있어서 자재의 조달, 그리고 재고 관리는 가장 기본이 되기도 하며, 중요하기도 합니다. 이에 있어서 물류를 공부하면서 배운 안전재고(Buffer Inventory)나 MOQ(Minimum Order Quantity, 최소주문수량), 창고 관리와 같은 물류와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믿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대학시절 취득한 물류관리사 자격증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류관리사 자격증은 CJ제일제당 사내에서도 해당 업무 종사자들에게는 취득을 권장하고 있으니, 직무 수행에 있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증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Q3. 실무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취업에 앞서 학생들이 배워두면 좋은 기술은 무엇이 있는가?
 
A3. 엑셀은 CJ제일제당에서 자재 수급을 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tool)입니다. 때문에 실제 회사에 입사하기 전 먼저 엑셀 다루는 실력을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부서에서 사용하는 함수는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피벗’이나 ‘기타함수(vlookup 등)’는 사용하는 일이 잦습니다. 비용 정산 또한 엑셀로 처리하기 때문에 엑셀 활용능력을 키우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사회생활에 있어 필요한 기본적인 매너입니다. 아무래도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첫 사회생활이 되기에 사내 언행이나 비즈니스 메일 전송 매너 등에 대해서는 많이 미숙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취업 전에 익히는 것은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며 필히 선배사원들을 통해 잘 배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봤을 때도 단어 선택 하나로 기타 유관 부서와의 관계가 좋아지기도 껄끄러워지기도 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Q4. 생산물류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가?
 
A4. 저는 향후 회사내에서 가장 업무능력이 뛰어난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어느 사업장에서도 효율적인 생산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최고의 MRP(Material Requirement Planning) 전문가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물론 MRP 업무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장내 생산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꿰고 있어야 합니다. 가령 공장내 하루 생산 CAPA가 얼마나 되는지는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수행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사내 유관부서와의 협업 또한 잦습니다. 그런 것들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어느 사업장에 가더라도 인정받는 MRP 전문가가 되길 희망합니다. 현재 CJ제일제당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선배들 또한 생산 현장에 대한 이해가 깊기에 그 부분을 많이 배우고자 합니다.
 
Q5. 1년 이상 취업을 준비하고 제일제당에 입사했다고 들었다. 누구보다 취업준비생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A5. 아마 하반기 취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회사와 직무에 골고루 지원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 말입니다. 긴 취업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령 본인은 계속 탈락하는데 주변에서는 서류 합격을 했다거나, 면접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많이 들을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에 결코 기가 죽거나 좌절하면 안 됩니다. 저 또한 1년 6개월의 취업준비 기간을 거쳤으며, CJ제일제당 합격 이전에도 모든 서류를 탈락하고 하나 붙은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현재 취업준비생들의 능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술이나 외국어 능력을 빼면요. 그러니 자신을 믿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본인이 원하는 기업에서 연수를 받고 있을 것이고, 결국 본인이 근무하기를 희망했던 직무를 맡아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취직이 인생의 끝 또한 아니라는 점을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희망합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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