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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요예측은 항상 틀리는 것인가

by 김정현 기자

2017년 06월 21일

로지스타서밋2017, CLO스테이지, QnA세션

▲ 젊은 기자와 현업 종사자가 미래 물류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발표. 이병휘 ㈜코티 QC&SC 매니저 / 글. 김정현 기자

 

지난 4월 14일 열린 ‘로지스타 서밋 2017’에서는 학생,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CLO스테이지를’ 마련했다. CLO스테이지는 총 두 세션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제2세션은 ‘기자와 젊은 물류 혁신가가 바라본 물류 생태계’를 주제로 하는 토크 콘서트였다. 그 속에서 피어난 ‘젊은’ 이야기를 엿들어보자.

 

수요예측에서 진리는 단 하나다. ‘수요예측은 언제나 틀린다는 것’이다. 실제 수요예측의 적중률은 어떠할까? 다른 산업보다 예측이 용이하다는 제약산업에서는 수요예측 적중률이 95%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용품의 경우 수요예측을 가장 잘한다는 사람도 70~80% 밖에는 맞히지 못 한다.

 

그러면 왜 수요예측은 맞지 않는 것일까? 미국드라마 <닥터하우스>를 보면 환자를 진단하는 진단전문의는 항상 “모든 환자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고 말한다. 수요예측도 이와 비슷하다. 수요예측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는 자신의 최대 생산능력(캐파)을 공개하지 않는다. 영업하는 사람도 자신이 최대로 일했을 때 얼마만큼의 상품을 팔 수 있는지 말하지 않는다. 모두가 조금씩 버퍼(안전장치)를 두고 정보를 제공한다. 결국 이 작은 차이들이 모여 어마어마한 차이를 낳는다. 소위 ‘채찍효과(Bullwhip Effect)’가 발생하는 것이다.

채찍효과: 공급사슬관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 중 하나로, 이것은 제품에 대한 수요정보가 공급사슬상의 참여 주체를 하나씩 거쳐서 전달될 때마다 계속 왜곡됨을 의미한다.(위키백과)

 

그렇다면 수요예측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산자와 영업사원 등의 정보 제공자가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하는지를 예측하면 된다. 즉 과거 그들이 제공한 정보와 실제 결과치를 비교 분석해서 거시적으로 전체 시장 흐름을 읽고, 이들이 어떤 빈도로 거짓말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갑자기 행사를 오픈하거나 사원별 판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량을 미는 등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수요예측의 적중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가능한 소릴까? 100% 수요예측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잘 맞지도 않는 수요예측에 목을 매는 것일까? 가령 누군가 망망대해에 떠있다고 가정해보자. 서쪽이나 남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북쪽이 어딘지 알아야 한다. 우리가 현재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파악해야 우리의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하는지 알 수 있다.

 

만약 수요예측을 통해 100개의 상품이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업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실제 상품은 150개가 팔렸다. 그러면 창고와 배송을 관리하는 물류팀은 화를 낼 것이다. 100개에 맞춰 트럭을 10대만 준비했는데, 급하게 트럭을 추가로 구해야하기 때문이다. 예측치인 100개보다 상품이 덜 팔렸을 때도 문제다. 그러나 가장 최악의 상황은 ‘대략적인 예측치조차 모르는 것’이다.

 

결국 수요예측치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해 상품 및 자재를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수요예측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우리가 항상 틀리는 수요예측을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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