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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직접 배송’ 진출의 속사정

by 신준혁 기자

2018년 03월 02일

아마존, 택배(Last-mile delivery) 영역까지 통합행보

기존 높은 물류비로 고민하는 외부기업들에게 배송 인프라 공유할 것

'고객만족'과 '가격 경쟁력' 두 마리 토끼 잡는 복안... 궁극적으로 아마존 생태계 완성

 

글. 신준혁 기자

 

아마존이 공급망 전체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통합하고 있다. 2016년 화물기 임대, 2017년 해상 포워딩 진출 소식에 이어 이번에는 ‘택배(Last-mile Delivery)’ 진출 소식이 알려졌다.

 

WSJ는 지난달 9일 아마존이 미국 현지 택배시장에 진출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27일 아마존은 호주 시드니에서 배송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UPS, 페덱스 등 외부 물류업체에게 맡겼던 택배 영역까지 직접 진출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쉬핑위드아마존(SWA, Shipping With Amazon)’이라 명명한 택배 서비스를 LA에서 시작하고, 연내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과거 아마존이 LA와 런던 등지에서 시범배송을 한 적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사업화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택배 서비스는 기존 높은 물류비로 고민하고 있는 외부 기업들에게까지 공개된다.

 

아마존은 자체 택배 사업을 통해 ‘고객 만족’과 ‘가격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아마존은 지금껏 외부 물류파트너의 배송 지연으로 인한 고객 불만 증가에 고민을 토로해왔다. 이에 물량이 증가하는 쇼핑시즌에 자체 택배를 통해 배송 및 교환 환불 등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직접 물류로 인한 배송비 증가는 아마존프라임 구독 요금을 통해 상쇄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약 200억 달러(약 21조원)를 배송 경비로 사용했다. 자체 배송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배송 경비는 10%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경환 KW인터네셔널 전무는 “자체 배송 사업을 통해 물류센터의 재고관리비 감소, 전체 물량 증가에 따른 구매력(Volume Discount) 확보 등 물류비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아마존프라임 배송 가능 상품 증가에 따른 고객만족과 매출 증가라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직접 배송 진출이 미국내 ‘택배비 인상’을 염두에 둔 선제적 대응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월 29일 트위터를 통해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내는 우체국(USPS)은 왜 아마존 등 유통업체에게 낮은 택배비를 부과하는가”라며 “아마존은 더 부유해지는데, 우체국은 멍청하고 가난해지는가”라고 밝혔다. 우체국이 이커머스 기업에게 더 많은 택배비를 받아야 된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하지만 아마존의 직접물류 진출 행보는 비단 최근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이번 택배 진출 또한 단기적인 이슈에 대한 대응이 아닌 미리 계획된 행보라는 주장에 무게감이 실린다. 궁극적으로 아마존이 확보한 데이터와 인프라를 통해 공급망 전체를 통합하는 생태계(eco-system)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과학기술대학 교수는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는 노하우(Know-how)를 바탕으로 효율을 점검하고 이후 ‘직접 사업’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아마존의 풀필먼트센터가 키바(KIVA) 로봇의 결합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효율을 만들었고, 이제 남은 것은 배송이기 때문에 자체 택배 영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또한 “ROI(Return on Investment)를 따지면 아마존일지라도 초기부터 적극적인 (물류)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나 무인매장, 드론 등 최신 기술과 막대한 물류센터 인프라가 결합되면 일반 택배 서비스 분야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마존의 직접 택배 진출에도 기존 물류 파트너와의 관계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PS 관계자는 CNBC를 통해 “UPS는 여전히 아마존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의) 향후 사업전략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 전했다. 호주 배송사업 역시 아마존이 책임을 지지만, 배송 파트너로 호주우체국(Australia Post)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준혁 기자

시류(時流)와 물류(物流). 흐름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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