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자동차를 움직이는 타이어, 타이어를 움직이는 SCM ①

by 박춘식

2019년 10월 30일

타이어의 4가지 기능, 그리고 이를 통해 살펴본 타이어 SCM

하중지탱, 구동제동력, 충격완화 등 SCM은 어떻게 타이어 산업을 변화시켰나

 

글. 박춘식 SCM 칼럼니스트

 

 

동네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면 가끔은 카트가 말을 잘 안 들어 고생하기도 합니다. 카트 위에 아이를 태우고 장을 본 물건까지 잔뜩 담아둔 상태에서 카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즐거운 쇼핑이 순식간에 힘겨운 노동으로 변합니다. 거기에 가끔 카트의 바퀴가 마트 에스컬레이터 간격에 꼭 맞지 않는 경우, 편안한 쇼핑을 도와주던 카트는 순식간에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이동수단 중에는 카트처럼 바퀴의 기계적 메커니즘을 활용한 도구들이 무척 많습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의자, 유모차, 자전거가 떠오르고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자동차의 타이어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데 꼭 필요한 타이어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면서, SCM이 타이어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연결해 보고자 합니다.

 

타이어의 4가지 기능

 

자동차에서 타이어는 크게 4가지 기능을 합니다. 하중을 지탱하고, 구동력과 제동력을 노면에 전달하며, 노면의 충격을 완화시키고, 자동차의 진행방향을 전환 및 유지하게 합니다. 이 4가지 기능을 SCM의 전략적 역할과 변화방향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왜 타이어 산업의 SCM이 중요한지 연결해 봤습니다.

 

① 하중 지탱

 

첫 번째 타이어의 기능은 ‘자동차의 하중을 지탱’하는 일입니다. 모빌리티의 기본적 기능인 사람과 화물의 이동을 위해선 차량 자체를 포함한 하중을 타이어가 안전하게 견뎌 주어야 합니다.

 

타이어의 외관에는 정확한 사이즈와 성능을 표현하는 여러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은 2~3자리의 숫자로 표현되는데, 이를 Load Index 라고 부릅니다. 사진에서 ‘94’로 표현되어 있는 숫자입니다. SUV 차량을 사용하시거나 화물 운송업을 하시는 분은 타이어 구매 전에 제품별 Load Index 를 확인하시면 보다 안전하고 목적에 맞는 타이어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사진의 타이어는 하중지수 94을 가지고 있고 4개의 타이어 기준 2460kg을 최대 하중으로 설계된 타이어입니다.

 

▲ 타이어 외관에 기록된 사이즈 및 성능 정보

 

참고로 Load Index 오른쪽에 표현된 H 는 Speed grade 를 의미합니다. 타이어가 시속 몇 km/h까지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지 지표화한 알파벳 입니다. 2000년대 까지는 신차용 타이어의 경우 H 등급이 많았지만 최근의 중형이상 세단이나 SUV 등은 240km/h 이상인 V 또는 ZR 등급의 제품들이 주로 장착되는 추세입니다.

 

SCM 관점으로 살펴보자면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은 타이어 제조업의 주요 인프라인 생산(공장)과 판매(고객)를 연결하며, 기업의 운영을 지탱하는 역할입니다. 타이어 제조사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을 원료로 완제품 타이어를 만들어 내는 공장을 운영합니다. 타이어의 원료로 보통 고무가 대부분일 것이라 예상하시지만 실제로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포함해 절반 가까이인 56% 정도가 고무이고, 카본 블랙과 타이어 내부를 구성하는 타이어 코드지, 화학약품 등이 나머지 44%를 차지합니다.

▲ 타이어 성분 구성

 

다양한 반제품 및 부품을 모듈단위로 조립하는 산업과 달리, 타이어 산업은 단일공장 내에서 다양한 SKU(Stock Keeping Unit)를 원재료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생산을 해내야 합니다.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받기 원하는 고객의 주문을 여러 공장에서 생산해 고객에게 공급하기 위해 S&OP(Sales & Operation Plan)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개별 공장의 가동률을 극대화하여 생산원가를 낮추면서도 개별 고객의 납기를 충족하기 위해 주간, 월간 단위로 진행되는 S&OP 와 SCM process 들은 타이어 제조업을 받치고 있는 큰 축이 되고 있습니다.

 

② 구동력과 제동력 전달

 

타이어의 두 번째 기능은 자동차의 구동력과 제동력을 노면에 전달하는 역할입니다. 자동차가 달리고 멈추는데 직접적인 기능을 하기에, 타이어는 승객과 화물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SCM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인 ‘Visibility’가 이에 해당합니다.

 

각 국가별 판매 법인에서는 일정기간(주차별 혹은 월별) 내에 판매 SKU 별 예상되는 판매수량을 예측합니다. 예측의 정확도는 그 기간이 길어지고 대상이 많아질수록 낮아지긴 하지만, 판매 예측을 토대로 SCM은 S&OP 회의 및 고객/유통채널/제품별 우선순위 설정을 통해 보유한 생산자원에 대한 공급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 공급계획은 고객에게 납기와 공급에 대한 Visibility 를 주고, 기업에게는 생산과 판매를 통한 손익의 Visibility 를 줍니다. 또한 크게는 기업의 운영 안정성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관련 의사결정에도 활용되니, 이는 즉 기업이 언제 출발하고 멈춰야 할지를 알게 해주는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③ 충격 완화

 

세 번째 기능은 노면으로부터 충격을 완화해 주는 역할입니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운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람, 화물, 차량의 충격을 타이어의 탄성과 유연함을 활용해 보호해 주는 역할입니다. 노면과 주행환경이 차량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차량의 운행특징에 따라 타이어는 생각보다 다양하게 나뉩니다. 같은 차종이라 하더라도 운전자는 자신이 원하는 성능과 하중, 계절 조건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타이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 승용차용뿐만 아니라 트럭용에 대해서도 장거리용과 단거리용 도심/외곽, 여름/겨울 등의 구체적인 시장의 니즈 needs 에 대응하기 위한 SKU 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승용차용 타이어 종류

 

▲ 트럭용 타이어 종류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은 SCM 내에서 ‘재고’가 하는 역할과 유사합니다. 판매가 예상보다 늘어나거나, 생산설비의 문제로 공급이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 재고가 확보되어 있다면 기업은 그 충격을 덜 수 있습니다. 재고운영은 타이어의 사업 유형에 따라 크게 2 가지로 나뉩니다.

 

※ 본 기고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타이어, 타이어를 움직이는 SCM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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