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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커피숍 O2O로 살린다´애프터커피´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6월 10일

 

 

글. 엄지용 | 김철민 기자

 

‘커피’는 이제 한국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이다. 점심식사가 끝난 후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들고 오가는 시민들의 모습은 이제 사무실 밀집지역, 혹은 대학가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국관세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한 명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41잔 수준으로 전년(298잔) 대비 약 1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커피 소비량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커피 전문점의 증가 추세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가맹점수 기준 국내 1위 커피 프렌차이즈 이디야커피는 1500호 매장을 오픈했다. 이 는 매년 250개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이 가지고 온 결과다. 이런 추세는 비단 이디야커피에서만 관측되는것은 아니다. 각각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지난해 국내 10대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들은 적으면 몇 십에서 많으면 수백 개 점포에 달하는 양적 팽창을 이뤘다. 이렇게 증가한 업체 수를 합산하면 그 수는 999개에 달한다.

 

 

 

 

 

 

개인 커피숍 역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1만 8000 점포를 돌파했으며, 그 중에 70% 가량은 개인커피숍이다. 이는 커피전문점이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적고, 비교적 작은 공간만 임대하고도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청운을 품고 업계에 진입한 개인 커피 전문점주의 속내와는 달리 현실은 녹녹치 않다. 이미 과포화된 레드오션 시장에서 개인 커피 전문점주가 경쟁력을 갖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인천 남구에서 2년째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내부인테리어 메뉴 차별화, 다양한 문화 콘텐츠 사업 실시 등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있지만 낮은 가격으로는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 커피전문점을 창업하고 3년을 못 버티고 폐업하는 업체는 과반수에 달한다.애프터커피는 이런 시장의 문제점을 배경으로 지난 2월‘우리동네커피숍(이하 우동커)’앱을 런칭했다. 우동커는 개인 커피숍 활성화를 목표로 지역 기반 개인 커피전문점에 대한 마케팅을 대행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위치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앱 사용자의 주변에 있는‘개인 커피숍’의 정보를 노출시켜주며 해당 업체에 대한 쿠폰 등 마케팅 서비스를 진행해준다. 만약 단골 커피숍을 설정한다면 소비자가 놓칠 수 있는 해당 커피숍의 마케팅 정보를 푸시 알림으로 알린다. 강남 지역에 한해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줄을 서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미리 주문을 받는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이다. 우동커는 한마디로 기존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앱의‘개인 커피숍 버전’이다. 그러나 우동커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앱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 동네 커피숍’을 소개합니다

애프터커피 남근호 대표는 불과 지난해까지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었다.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다보니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고충 또한 이해할수 있었다. 남 대표는“대부분의 개인 커피전문점들이 3년 안에 버티기가 힘들다”며“근원적인 문제는 높은 임대료 부분이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마케팅 수단이 있어야 되는데 실상 개인커피 전문점을 위한 마케팅 채널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더퍼스트비엔엠(The First B&M;) 송석민 대표는 지난 3월 이코노믹 리뷰 칼럼을 통해“커피전문점 창업 시 사업주는 개인이 직접브랜드를 만들고 사업하는 것보다 유명 브랜드의 가맹사업을 선호하고 있다”며“이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자원이 부족하고, 원재료 및 부자재 공급에 대한 불편함이 있으며 각 메뉴에 대한 레시피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겪는 마케팅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었다. 애프터커피는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지난해 6월 탄생했다.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월 개인 커피숍에 대한 마케팅 플랫폼‘우동커’가 런칭한 것은 당연히 따라온 수순이었다. 우동커는 현재 커피숍 소개, 모바일 쿠폰 발행 적립, 그리고 그 외 업주가 원하는 커피숍 홍보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애프터커피는 크게 2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폐업율이 높은 개인 커피숍들의 활성화’이며, 둘째는 ‘커피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회문제 인식 및 참여’이다. 이를 통해 장차‘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따뜻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애프터커피의 비전이다.

 

 

그러나 기업이 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수익이 필수적이다. 심지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인‘사회적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업 활동을 통한 이윤 창출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애프터커피에게는 아직 수익모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익모델을 만들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는‘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동커의 O2O 전략

우리동네 커피숍 앱은 이미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에서 운영하는 앱과 특별히 다른 형태를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개인 커피숍’과‘커피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사이에 나눔 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다.

 

따뜻한 기업, 사회적 기업을 꿈꾸다

우동커 앱 구성은 단순하다. 위치정보 기반으로 근처에 있는 개인 커피전문점들을 소개해주며, 해당 업체의 마케팅 정보를 노출시킨다. 이는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앱과 크게 차이가 없다. 실제로 스타벅스, 앤제리너스 등도 자사 가맹점을 노출시키는 같은 방식의 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동커가 프렌차이즈 앱들에 비해 갖는 차이점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개인 커피전문점’만 노출된다는 점이다. 남 대표는 “우동커는 원칙적으로‘개인 커피숍’의 입점만을 허용하고 있다”며“물론 프렌차이즈의 범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다. 현재는 익히 알려진 대형 프렌차이즈의 입점만 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부 프렌차이즈 가맹점주의 애프터커피 입점 문의에 불구하고 애프터커피는 이를 받지 않았다. 이는 ‘개인 커피숍’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애프터커피의 고집이다.


두 번째는‘사회적 가치 구현’이다. 애프터커피는 각 업체별로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보관하기 번거로운 종이 쿠폰의 모바일화는 이미 몇몇 앱을 통해서 실현된 서비스다. 그러나 애프터커피는 ‘사회적 가치’구현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앱들과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우동커의‘착한적립’서비스는 내가 이용한 우리 동네의 카페 쿠폰을 통한 기부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애프터커피는 개인 커피숍의 상생을 넘어 소외받은 이웃들에 대한 상생까지 이룩하고자 한다. 남 대표는“많은 사람들이 지갑 속에 한 두 개만 찍은 적립카드를 가지고 있다”며“착한적립은 사용할 수도 없고 버리기도 아까운 적립카드의 포인트를 기부 받아 일정금액으로 환전하여 사회공헌활동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애프터커피는 현재 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는‘소셜벤처’이다. 아직 사회적기업 기준(이윤의 2/3 이상의 사회 환원 등)을 충족하지 못해서‘소셜 벤처’라 명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을 통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팀에 선정된 예비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애프터커피가 이윤 이상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행보는 당연하다. 사회적기업에 있어서‘가치’는 곧 기업의 존망을 좌우하는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애프터커피의 O2O 차별화 전략

우동커는 스스로를 O2O 마케팅 플랫폼이라 정의하고 있다. 마케팅,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 커피숍(Offline)에 불특정 다수의 모바일 고객(Online)들을 지원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동커는 기존 커피 프렌차이즈들이 사용하는 O2O 전략과 유사한 서비스들을 대거 준비하고 있다. 물론 기존 서비스와 차별되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

 

사전 주문 서비스, 오더덕(Order Duck)

 

애프터커피는 오는 8월 우동커에 사전 주문 서비스인‘오더덕(Order Duck, 가제)’서비스를 도입할계획이다. 이는 줄을 서지 않고 모바일 주문을 가능하게 만드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스타벅스의‘사이렌 오더’와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나 한 가지 맛과 인테리어로 표준화된‘스타벅스’와는 달리 소비자들이 각각 다른 여러 개인 커피숍들 중에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애프터커피는 현재 빅데이터 기반으로‘맛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맛평가 시스템은 개인 커피숍들이 판매하는 커피의 맛을 정의하고 개별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커피를 파는 커피숍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맛의 커피를 쉽게 찾아 주문할 수 있다. 개인 커피숍 점주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광고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배달 서비스

 

애프터커피는 현재 강남 지역에 한해서 배달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는 기존 LBS(Local Based Service) 업체와 연계한 서비스로 커피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와 점주에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남 대표는“예전 분당에서 커피숍을 운영할 때 배달 서비스 요청을 많이 받았다”며“10평 규모의 작은 매장에서 움직이다보니 테이블 회전수가 적었고, 그런 상황에서‘배달 서비스 요청’은 테이크아웃 손님과 같은 개념이라 매우 반가운 일이었으나 마땅히 배달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없었기에 매우 안타까웠다”고 배달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애프터커피는 장차 단순 커피배달뿐만 아니라 원두배달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가치’를 만듭니다

우동커는 장차 커피에 대한 모든 콘텐츠를 제공하는‘커피포탈’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우동커 앱‘매거진’탭에는 우동커 블로그를 통해 자체 발간하는 웹진이 개제되고 있다. 웹진에는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가볼만한 개인 커피숍’ 을 소개하는 포스팅 또한 올라오고 있다. 장차 개인 커피숍 점주들의‘경험담’등 보다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가 업로드 될 계획이다. 남 대표는“우동커는 입점요청해주신 개인 커피숍들 대부분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며“한 번 방문하면 2~3시간 정도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런 사장님들이 또 역사가 굉장하신분들이다”며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도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프터커피는 이제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때문에 우선 시장에 우동커의 존재를 알리는 것을 목표로 경주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많은‘개인 커피숍’들이 앱에 입점을 해야 소비자들이 앱을 사용할 것이고, 그것은 또 다시 많은 개인 커피숍들을 유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개인 커피숍 유인을 위해 우동커는 입점 업주들에게 더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령 입점 요청한 점주의 매장 근처에 오프라인 전단지를 배포하여 앱 다운로드 수를 늘리고, 해당 커피숍에 고객유입을 도모하는 방식 등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모든 비용은 애프터커피가 감당한다.현재 우동커 앱 다운로드 수는 약 1000건, 입점 점포 수는 전국 1200개에 불과하다. 입점한 점포들 또한 대부분이 사전 인프라 확보를 위해 애프터커피가 임의로 넣어놓은 점포들이다. 가치를 추구하는 서비스와 별개로 아직까지 우동커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재밌는 것은 우동커의 이런 행보는 과거 ‘배달의민족’의 모습을 꼭 닮아있다는 점이다. 사실 배달 음식점이‘개인 커피숍’으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이 두 앱이 확장하는 모습은 거의 같다. 다만 두 앱은 수익모델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배달의 민족은 안정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한 이후, 입점 배달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와 광고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그러나 우동커는 앞으로도 입점 커피숍들을 대상으로 한 수익모델은 만들 계획이 없다. 오히려 상생가치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소외된 이웃에 대한 기부활동까지 겸하고 있다. 애프터커피의 기이한 행보는‘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기에 가능한 행보이다. 남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없다”며“플랫폼 비즈는 큰 비용이 들지 않기도 할뿐더러, 그 이상으로 예전부터 계속 하고 싶었던 마음 따뜻해지는 일을 하는데 굉장히 큰 가치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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