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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를 망하게 할 사업을 찾아서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총괄상무 인터뷰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7월 26일

롯데엑셀러레이터의 투자방법론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힘,
건강한 협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총괄상무
 
대담. 엄지용 기자 / 사진. 노현우 객원기자
 
스타트업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행보는 이제 낯설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4일 ‘스타트업 컬쳐혁신 선포식’을 개최하면서 “기존 권위주의적인 문화를 탈피할 것”이라 밝혔다. 소위 스타트업스러운 문화를 내재화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어 지난달 10일 이스라엘에서 열리는 세계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2016 스타트 텔 아비브’에 참가할 한국 대표 기업 선발 과정을 소개하면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역시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은 지난 3월 11일 사단법인 스타트업포럼과 스타트업 기업 발굴, 육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물류기업과 연계 가능한 스타트업의 신기술, 서비스를 발굴하여 관련 협업 활동을 우선 수행한다는 것이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이에 대한 연장으로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25일 경기도 군포복합물류단지내 일부 공간에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물류경쟁력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 밝혔다.
 
그러나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행보에 대해 스타트업 업계에 반응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첫 번째는 대기업과의 제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짧으면 몇 개월, 길면 몇 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이고, 더욱 큰 문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하거나 제휴 중간에 계약사항을 위반하는 등 여러 형태의 ‘갑질’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스타트업들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지난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그룹 계열 5개 업체가 출자, 설립한 스타트업 투자기관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롯데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찾아 나설 전망이다. 과연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업계에 만연한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협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지원하는 엘캠프 1기 스타트업이 출범한 이 시점,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운영을 총괄하는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총괄상무와의 대담을 통해 롯데엑셀러레이터의 투자방향과 스타트업과 대기업간 연결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다음은 김 상무와의 일문일답.
 
Q1. 먼저 김영덕 상무님과 롯데엑셀러레이터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1. 저는 10년 이상 이커머스 업계에 종사했다. 99년 인터파크 개발팀장으로 영입되어 이후 CTO, CMO를 거치며 고객센터, 물류센터 등 이커머스에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벤처업계와도 인연은 깊다. 지마켓 설립 당시 사내벤처 개념으로 지마켓에 공동 투자했으며 이베이에 지마켓이 매각될 당시 엑싯(exit, 투자회수)한 경험이 있다. 2006년에는 ‘인터파크 게임즈’라는 자회사를 만들어서 1년 정도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13년에는 IoT 스타트업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해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롯데그룹 임원들과 이야기가 되어 롯데정보통신 연구소장으로 영입되어 1년 정도 스타트업을 찾아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일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같은 엑셀러레이터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하더라. 롯데그룹의 새로운 엑셀러레이팅 사업과 관련하여 TFT 팀장으로 영입됐으며, 올해 2월 롯데엑셀러레이터 법인설립 이후부터는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서 사재 50억 원을 출자하고, 롯데그룹 계열사 5개사가 100억 원을 출자하여 1차적으로 총 150억 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한 스타트업 투자사다. 상황에 따라 내년에는 150억 원을 증자하여 300억 원 규모의 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투자, 지원 프로그램은 크게 ‘엘캠프’와 ‘엘오피스’가 있다. 현재 롯데엑셀러레이터에는 현재 16개 스타트업이 입주하고 있다. 엘캠프에 선정된 스타트업이 13개 업체가 있으며, 엘오피스로 선정된 업체가 2개, 롯데그룹의 사내벤처가 하나 입주해있다.
 
Q2.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투자,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한다.
 
A2. 엘캠프는 6개월 과정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에 1기를 모집했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엘캠프 선정 스타트업에게 각각 2000만 원을 투자한다. 회사 가치(Valuation)에 따라 투자금은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지분 취득률은 적게는 1% 미만부터 많게는 4% 정도까지, 평균 2% 정도다.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지분 취득률은 다른 엑셀러레이터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다. 이는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투자회수를 통한 수익창출보다는 롯데그룹과 스타트업의 DNA 융합을 통해 얻는 가치에 더욱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이에 더해 엘캠프 선정 스타트업들에게는 6개월 간 선릉에 있는 롯데엑셀러레이터 입주공간을 무료 제공해준다. 또한 롯데그룹 내부멘토 20명, 외부 전문멘토 10명으로 구성된 멘토단 30명을 구성하여 스타트업들에게 멘토링 및 영업마케팅 채널을 확보해준다. 엘캠프 선정 스타트업은 입주 4개월 후 데모데이를 진행한다. 이는 롯데엑셀러레이터가 VC 및 롯데그룹 주요계열사 멤버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하여 추가 투자유치를 위한 피칭을 하는 자리다. 엘캠프 스타트업들은 데모데이 이후에도 두 달 정도 롯데엑셀러레이터에 머무는 것이 가능하며, 1기 졸업 이후 2기 엘캠프를 모집 예정이다.
 
‘엘오피스’는 인당 1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사무공간을 임대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엘오피스는 엘캠프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같은 개념이다. 엘오피스 선정 스타트업인 코노랩스(KONO LABS)와 아씨오(acciio)는 각각 스파크랩스, 구글캠퍼스를 거쳐 어느 정도 규모와 신뢰성을 확보한 스타트업이다. 때문에 롯데엑셀러레이터 입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사업을 일군 엘오피스 선정 스타트업과 새롭게 도전하는 엘캠프 스타트업들이 서로 보고 배우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협업 모델을 구축하기를 적극 희망한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엘캠프와 엘오피스 말고도 별도의 스타트업 투자를 하기도 한다. 1억에서 5억 원 사이의 큰 부담이 없는 수준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주로 ‘데이터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다.
 
Q3. 엘캠프 프로그램의 선정 절차와 기준이 알고싶다.
 
A3. 엘캠프 선정과정은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1차 서류검토, 2차 내부검토, 3차 PT면접이 그것이다. 지난 1기 선발과정을 예로 들어보자면 1차 서류전형에 지원한 375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종 선발업체의 3배수인 30여개 업체를 우선 선발했고,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10여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최종 PT 면접을 거쳐 13개 업체를 선발했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분야와 상관없이 ‘롯데그룹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뽑는 것이다. 처음에는 ‘롯데’가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라고 해서 유통과 관련된 O2O 업체만 지원하면 어찌할까 걱정했었다. 사실 롯데그룹은 ‘유통 계열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롯데칠성, 롯데제과와 같은 제조업도 있고 조금은 다른 산업분야인 롯데건설 같은 업체 또한 있다. 그래서 엘캠프 1기 모집공고에서 O2O 스타트업을 모집한다는 내용은 전혀 강조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롯데를 망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은 현재 보이는 사업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사업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선정,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하다. 그 무엇이든 간에 ‘핵심기술’이 있다면 투자를 고려한다. 오는 9월에는 엘캠프 2기 모집이 예정돼있다. 유통, 기술, 서비스, 건설 모든 것을 막론하고 다양한 업체들이 지원하길 희망한다. 결국 롯데엑셀러레이터는 O2O, 유통에 집중하는 엑셀러레이터가 아니다. 사실 투자분야를 정하는 것이 무의미한 세상이기도 하다. 유통산업을 예로 들어봐도 유통에 적용되는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백화점에 들어가는 IoT 기술은 유통이라 봐야할까, IoT라고 봐야할까? 위치기반 트래킹 솔루션 또한 모든 유통업에 보급돼 사용되고 있다. 오히려 유통과 무관한 기술을 찾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Q4. 대기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는가
 
A4. 아무래도 다른 엑셀러레이터 같은 경우 스타트업에 대한 자본투자, 멘토링 지원 정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 특히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엑셀러레이팅은 롯데그룹의 유통망과 서비스를 활용하여 작은 업체에게 지원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많다. 가령 롯데그룹은 이미 전국에 수많은 유통망을 구축했으며 호텔과 같은 서비스 기업 또한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들은 초기 서비스 기반의 제품을 생산한다. 당연히 연계 가능성은 높다.
 
특히 대기업은 스타트업의 영업, 마케팅을 빠르게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엘캠프 입주사 중에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해빛(차이의 놀이)’이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 같은 경우 초기 회원을 모으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기업이 참여하여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홍보를 해준다면 순식간에 수천 명의 고객을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엑셀러레이팅 본업 이상으로 대기업 인프라의 지원이 크다는 의미다.
 
Q5. 롯데그룹 인프라를 통한 스타트업 지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롯데그룹과 스타트업이 협업하여 성과를 낸 실제 사례가 있는가.
 
A5. 엘캠프 1기 스타트업 중 재밀봉 가능한 캔뚜껑을 만드는 ‘엑스알이(XRE)’라는 업체가 있다. 엑스알이 같은 경우 입주한 뒤 1주일도 안되어 롯데칠성 담당팀장을 만나게 도와줬다. 엑스알이 대표가 “그 사람을 만나고자 1년 동안 노력했는데 못한 것을 한 순간에 해결했다”고 고마워하더라. 롯데칠성은 1년에 캔을 20억 개 가량 유통하는데 엑스알이 입장에서는 롯데칠성에 시제품이라도 공급한다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대면하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레퍼런스 확보문제’다. 엑스알이 같은 경우 롯데칠성 이전에 코카콜라와도 제품 공급과 관련하여 이야기해봤지만 “국내 레퍼런스가 없으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만약 엑스알이와 롯데칠성이 잘 연결되어 단순히 만 개라도 시장에 테스트해보고 반응을 볼 수 있다면 앞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여타 메이저 업체와의 계약도 자연히 성사될 수 있지 않겠는가.
 
앞서 언급한 ‘해빛’ 또한 최근 롯데월드와 제휴한 프로모션 행사를 했다. 물론 하드웨어 스타트업 같은 경우 계약이 바로 성사되지는 않는다. 제조업 같은 경우 업무제휴와 관련된 사전 의사결정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미팅단계에 머물러있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Q6. 앞서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엘캠프는 6개월 과정이라고 말했다. 4개월 뒤에는 데모데이를 거친다고 했는데, 짧은 기간 동안 롯데그룹과 실질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
 
A6. 맞는 말이다. 실제 대기업들이 한 번 미팅을 하고 두 번째 미팅을 잡는데 까지는 대략 2~3주가 걸린다. 실제 제휴가 본격화될 때까지 검토기간만 3개월 이상 소요된다. 개인적으로도 대기업에서 1년 정도 일해 봤지만 4개월 안에 실질적인 제휴를 가시화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찾은 대안은 ‘외부 멘토’를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으로 뽑은 것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롯데그룹 임원 650여명, 팀장급까지 포함하면 2000~3000명에 달하는 사람 중에 핵심인물(Key man) 20명을 멘토진으로 추렸다. 스타트업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의사결정권 또한 존재하는 롯데그룹 각 계열사 담당자를 추린 것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 또한 단순히 멘토진과 스타트업을 만나게하고, 스타트업이 멘토진에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개념이라면 성과가 안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말 그대로 한 그릇(Pot)에 넣고 서로의 문화를 녹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롯데엑셀러레이터의 미션이다. 멘토진들이 롯데엑셀러레이터에 자주 방문하는 것을 장려하고, 멘토진들과 스타트업이 친구처럼 지내도록 끈끈하게 엮어주는 것이 롯데엑셀러레이터의 목표인 이유다.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팀장, 임원급 중심으로 멘토진을 구성한 이유 또한 있다. 가령 롯데칠성 담당자가 캔뚜껑을 만드는 스타트업 ‘엑스알이’와 제휴를 했다고 하자. 공장의 공정 자체가 뒤바뀌어버린다. 이러면 롯데칠성 각 지역 공장장과 같은 내부 관계자들은 당연히 싫어한다. 그러나 단순히 파견나와 있는 직원 같은 경우 각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할 만큼의 영향력이 없다. 그래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한 변화를 설득할 수 있는 핵심인물이 멘토진으로 구성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롯데엑셀러레이터의 멘토진은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고, 롯데그룹 자체에 밀어닥치는 외부 변화를 계열사별로 수용, 발굴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장을 전두 지휘하는 멘토들이 결국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및 롯데그룹에 대한 스타트업 DNA 이식의 첨병이 될 것이다.
 
Q7. 스타트업이 얻는 것은 잘 알겠다. 그렇다면 엑셀러레이팅을 통해 롯데그룹이 얻는 것은 무엇인가.
 
A7. 대기업은 연간 사회공헌활동으로 수백억 원의 비용을 집행한다. 이 돈을 초기 사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면 어떨까. 완전히 남는 장사다. 앞서 언급했듯이 롯데엑셀러레이터는 투자하는 스타트업의 지분을 평균 2% 정도 취득한다. 그러나 이것은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엑셀러레이터’의 이름을 달고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원하는 것은 롯데그룹의 문화에 스타트업의 문화가 들어와서 서로 융합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기업 생활을 해보면서, 대기업에서 수십 년 일하면서 관료화되고, 경직화된 사람들을 많이 본다. 대기업의 딱딱한 문화가 스타트업들과 만나면서 서서히 바뀌어나가길 희망한다. 실제로 롯데그룹에서는 멘토진을 포함한 각 계열사 임원, 팀장들이 롯데엑셀러레이터를 자주 방문하여 스타트업과 어울린다.
 
Q8. 단순히 스타트업과 멘토진을 만나게 하는 것만으로 DNA를 융합시킬 수 있겠는가.
 
A8. 한 높은 분이 기자님과 똑같은 질문을 저에게 하더라. 그러나 멘토링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술적으로 멘토링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것보다 중요한 화학적인 결합을 만들어내려면 ‘사람들끼리 친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롯데엑셀러레이터는 공식 행사보다는 비공식적으로 1주일에 1~2번 이상씩 멘토진과 스타트업, 그리고 다양한 외부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서 친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물론 외부 전문멘토, 그룹 내부멘토들에게 스타트업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면 그저 ‘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그룹 내부의 핵심팀장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사실 그런 부탁을 얼마나 많이 받겠는가. 때문에 단순히 멘토들에게 스타트업 지원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어찌됐든 멘토진들도 스타트업과 어울림을 통해 무엇인가 가치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슨 가치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사실 롯데엑셀러레이터의 멘토진들은 각 그룹 계열사의 핵심인사로 구성되어 있음에 불구하고 서로 잘 모른다. 이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고 친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잘 아는 ‘롯데엑셀러레이터’라는 바인더가 필요하다.
 
같은 과정을 통해 멘토진과 우리 선발 스타트업들이 친구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그 다음 일은 저절로 될 것이다. 혹자는 “롯데엑셀러레이터는 아무 프로그램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공식적인 것보다는 비공식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내부방침이며, 앞으로 2달은 스타트업과 대기업 멘토를 서로 친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늘 저녁에도 외부 멘토그룹과 투자자 몇 분을 모시고 야외 테라스에서 배달음식에 와인 한 잔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방법이다. 한국사회에서는 흔히 한 자리에서 술을 오래 마시면 친구가 되지 않는가. 롯데엑셀러레이터 야외 테라스는 선정릉이 훤히 보이는 공중정원처럼 꾸며졌다. 그곳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Q9. 입주 스타트업 중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많이 보인다.
 
A9.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 같다. B2B 하드웨어는 처음 제품 설계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 이후 마케팅은 어찌 보면 쉽다. B2B 제품은 제품 자체의 영향력이 있다면 B2C 제품에 비해 높은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반면 O2O와 같은 서비스 스타트업은 제품 개발 이후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이 수반된다. 많은 사람들이 앱 하나만 만들면 바로 창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앱 개발 이후 서비스를 일정 궤도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도 다른 스타트업처럼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엘캠프 1기로 선정된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크게 3개 업체가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재밀봉 가능한 캔뚜껑을 만드는 ‘엑스알이(XRE)’다. 엑스알이는 정확히 롯데의 니즈를 파악하고 지원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캔이 1년에 65억 개가 나온다고 하는데, 이 65억 개의 캔에 1원씩만 받고 캔뚜껑을 공급해도 1년에 65억 원이라는 매출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조 단위의 캔이 유통되고 있는데 높은 시장성과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특히 연간 20억 개의 캔을 생산하는 롯데칠성과 시너지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롯데칠성과 제휴만 된다면 단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커피원두와 곡물발효알콜을 주성분으로 ‘구이용 숯’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도시광부’다. 도시광부는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성형탄을 만들어 보급하는 회사다. 국내 한 해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는 27만 톤에 달하고, 그 매립비용 또한 상당하다. 롯데그룹은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 프렌차이즈 엔제리너스 등 어찌 보면 매일 커피 찌꺼기를 만들어내는 유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폐기비용 절감과 신규시장 창출 측면에서 당연히 도시광부와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마지막은 철근 결속기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인터스틸(CK INTERSTEEL)이다. 인터스틸은 기존 2명의 인력이 달라붙어 30분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 철근 결속시간을 대폭 단축시켰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최소한 5조~10조 이상은 된다고 파악했고, 롯데건설과의 제휴 가능성 또한 높다고 파악됐다. 생산성 측면에서 큰 효율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Q10. 투자사 관점에서 올해 스타트업 투자 트렌드를 전망해 달라.
 
A10. 개인적인 선호도는 조금 있다. 최근 외부에서 많이 거론되는 인공지능 분야는 이미 2~3년 전에 투자가 많이 일어났고, 지금은 그 결실을 보고 있는 단계다. 때문에 인공지능 투자는 지금 보고 다가가기에는 조금 늦었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AR(증강현실)이다. 당장 유통산업 어디에든 사용할 수 있고, 길안내와 같은 실용적인 부분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분야는 ‘데이터’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제조, 유통, 서비스 기업을 막론하고 데이터를 잘 다루는 회사를 많이 발굴하고자 한다. 가령 개인적으로는 맛집블로그, 영화데이터, 쇼핑정보 쿠폰발급 등을 운영하는 모든 회사를 데이터 회사로 보고 있다. 맛집블로그를 통해 고객 취향을 분석할 수 있는데 이를 롯데그룹의 엔제리너스나 롯데리아, 백화점 쪽의 음식판매나 제과 쪽에 연결시킬 수 있다.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투자분야는 AR이지만, 저도 좋아하고 그룹과의 시너지도 좋고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한 것은 ‘데이터’다.
 
물론 롯데그룹 또한 롯데멤버스를 통해 그룹의 유통 데이터를 최대한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롱테일’이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 롯데그룹은 롯데그룹의 고객 데이터만 모으는 것이지 그 외 영역의 데이터를 수집하지는 못한다. 이런 부분에서 얼마든지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과 롯데그룹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구체적으로 투자검토를 하는 업체 중에는 음식관련 앱 서비스 업체도 있고 영화, 쇼핑 쿠폰 관련된 데이터 업체도 있다.
 
Q11. 음식, 영화, 쇼핑관련 데이터 회사에 투자검토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내에는 해당 분야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매우 많다. 유사한 제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여러 개 있을 경우 어떤 업체를 선정하여 투자하는가.
 
A11.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투자 전문가가 하는 것은 ‘원숭이 다트 던지기’와 비슷하다. 제가 선택한 회사가 임의로 선택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말이 통하는 회사’가 좋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높은 투자수익을 원한다면 냉정하게 스타트업에 점수를 매기고 성공확률이 높은 회사에만 투자하는 것이 맞다. 물론 롯데엑셀러레이터는 그것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롯데그룹과 스타트업의 사업적인 시너지를 얻고, 스타트업도 성장하고 우리도 성장할 수 있는 상성, 소위 ‘케미’를 만드는 것이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말이 안 통하면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협력은 어려운 것이다. 가령 대기업에 대해 아주 신경질적이거나, 대기업은 무조건 나쁜 회사라고 보는 업체가 대표적이다. 사실 스타트업도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이 섞여있고 대기업도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이 섞여있지 않은가. 선입견을 버리고 오픈마인드로 서로 신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12. 롯데엑셀러레이터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물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A12. 지난 4월 14일 CLO가 주최한 ‘로지스타 데모데이’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재밌는 서비스를 많이 봤고, 관심이 간 업체도 많았다. 굉장히 좋았다.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던 시절 ‘물류’, ‘배송시간’에 대해 항상 고민했다. 배송트래킹을 기획, 설계하고자 날밤을 샌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택배회사들의 데이터를 우리 DB와 연동하는 작업을 하는 데도 너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지금은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것은 저와 같이 현장에 계신 수많은 사람들이 날밤을 새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유통, 이커머스 분야에서 물류와 유통은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객들의 서비스 레벨은 너무 높다. 2500원에 택배가 익일배송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많은 업체들이 물류판에 ‘오버슈팅’을 하고 있다. 그것이 정말 옳은 방향일까. 실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빠르고, 친절한 배송’이 아닐 수도 있다. 대면 자체가 귀찮은 사람도 있고, 조금 늦더라도 제 시간에 배송이 오는 것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무조건 빠른 배송은 절대적인 답이 아니다. 롯데엑셀러레이터는 그런 측면에서 ‘돈은 적게 들지만, 서비스 만족도는 높일 수 있는’ 물류판의 파괴적 혁신을 찾고 있다. 결국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영을 하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기업 차원에서 하기 어려웠던 것에 대해 사회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의미있다고 본다. 지속가능한 모델은 자연스럽게 생존까지 이어진다.
 
사실 우리나라와 같이 서비스 인프라가 잘되어 있는 나라는 기존 데이터 연동만 잘 시켜도 큰 돈 들이지 않고 잘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이것이 ‘지속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규모의 경제도 만들어야 되고, 사업이 실제로 수익을 낼 때까지 얼마나 돈을 박아야 될지도 모르겠다. 어찌 생각하면 인생이 괴롭다.
 
이런 관점에서 ‘쿠팡의 로켓배송’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커머스 업계에서 10년 이상 몸을 담으면서 개발, 물류센터, 고객센터를 모두 거친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쿠팡의 로켓배송을 어떻게 봐야하는가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고민이 있다. ‘파괴적 혁신’과 ‘존속적 혁신’이 있다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아무리 봐도 존속적 혁신인 것 같다.
 
존속적 혁신은 ‘좋은 것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다. 로켓배송은 지속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향해 ‘오버슈팅’을 하고 있는 듯하다. 마치 예전 삼성전자가 피쳐폰을 더욱 좋게 개선하던 그 시절처럼 말이다. 그러던 중 허접한 아이폰이 나왔다. 처음 나왔을 때 허접해보였던 아이폰은 결국 존속적 혁신 제품을 모조리 파괴했다. 이것이 파괴적 혁신이다. 그렇다면 물류에서 ‘파괴적 혁신’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 기존보다 비용은 훨씬 싸면서 서비스 만족도는 동시에 높아지는 것이다. 분명 쿠팡의 기업문화는 혁신적이다. 그러나 그런 혁신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이 ‘존속적 혁신’에 매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Q13. 대기업 주도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 스타트업 업계에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면 어떻게 하는가 묻기도 한다. 롯데엑셀러레이터 입장에서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방안은 없는가.
 
A13. 대기업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은 우리나라에서 너무 많았다. 가령 카카오, 네이버의 사례를 보자면 도용여부에 대해서는 케이스별로 다르지만,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분명히 있다. 롯데엑셀러레이터 또한 그것을 굉장히 경계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해줄 수 있을까. 사실 직접 보여줄 수밖에 없다. 크게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첫 번째는 ‘제 개인적인 레퍼런스’다. 개인적으로 제 자신을 대기업 임원 타이틀을 가진 사람 중에 스타트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창업 경험도 있고 벤처기업 투자도 해봤다. 대기업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다. 최소한 롯데그룹에 있는 기존 임원들보다는 스타트업에 대해 훨씬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스타트업들과 미팅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롯데그룹 임원인지 몰랐다. 기존 롯데 임원과는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이런 점이 스타트업들에게 신뢰를 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내부 직원 교육’이다. 개인적으로 직원들에게 ‘롯데엑셀러레이터는 투자업을 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업’을 하는 기업‘이라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스스로 사업을 개발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면 생각이 다른 곳으로 간다.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챙겨주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해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말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저는 롯데엑셀러레이터 입주업체와 굉장히 친하게 지낸다. 무엇보다 롯데그룹은 기본적으로 ‘유통, 서비스’ 그룹이다. 사실 롯데그룹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빼앗을 요소가 그렇게 많지 않다. 무엇보다 제 개인적으로 인생에 오점을 남기기 싫다.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이미지로 잘 살아왔다 생각하고, 롯데엑셀러레이터에 찾아오는 외부 스타트업 업계 멘토 중 절반 이상이 제 지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절대로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
 
Q14. 최근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 구속으로 투자 생태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국내 투자 생태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생각하는가.
 
A14. 냉담하게 보자면 타이밍이 정말 좋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 투자환경은 더벤처스 사건 이전에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모태펀드 예산 감축으로 인해 벤처캐피털 펀딩도 줄고, 투자자금도 줄어든 상황이다. 사실 스타트업 육성한다고 정책발표하고 투자를 한다고 한 것이 이제 3년이다. 회사들의 실적이 나오고 이것을 어떻게 리뷰할까 고민해야 할 시점에서 그 사건이 터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투자업계는 보수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초기 시드투자를 넘어서서 시리즈A, B 단계로 넘어가야 되는 회사다. 팁스 운영자금을 받는 회사는 시드투자를 받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이들 업체가 시리즈A로 넘어가기 위한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단순히 자금의 흐름이 위축되는 것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과거 국내 게임 산업이 수천억의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정책 영향으로 마약처럼 각인되고 산업자체의 이미지는 철저하게 망가졌던 사례가 있다. 조선업 이상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던 국내 유망산업 하나가 송두리째 날아간 것이다.
 
이처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퍼지면 엑셀러레이팅, 벤처투자업계 또한 안 좋은 이미지가 각인된다.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악화되면 업계 사람들의 행동은 자연히 위축된다. 자연히 투자규모는 줄어들고, 투자를 받아야하는 스타트업들은 말라죽게 된다.
 
상황이 정말 안 좋다. 재판 결과를 봐야하는 상황인데, 만약 무죄가 나오면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할까 걱정이다. 유죄확정이 되고나서 여론에 공개하는 것이 옳지 않았나도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결국 확실한 것은 재판결과를 보고 말하면 된다. 그런데 이미 그 전에 여론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국내에는 수 만 명의 창업자들이 존재한다. 망하지 않아도 될 업체가 사업과 무관한 여론전 때문에 망한다면 그것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안타깝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72호(2016년 6월호)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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