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이재홍의 회계인사이드] 2017년, 2조 7000억 포장이사 대목이 온다

by 이재홍

2016년 09월 18일

2017년부터 향후 3년, 건설산업 후방효과 극대화되는 시기 도래
포장이사업, 2017년 1조 8000억, 2018년 2조 7000억, 2019년부터 2조원 시장 구축
1인 가구에서 완전포장이사로, 4인 이상 대형가구 이동에 주목
선도 서비스업체의 부재, 누군가에겐 기회로
 

Idea in Brief

 

정부 데이터 및 언론보도를 통해 ‘포장이사업’의 시장 규모를 측정해본 결과 2017년 약 1조 8000억 원에서 2018년도 2조 7000억 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한 후, 2019년도에는 약 2조 원의 시장규모를 가질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자료와 상기 추정을 토대로 예측해본다면 2020년 이후 포장이사 시장규모는 약 1.5조에서 2조원 대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집계되지 않았던 ‘현금결제’ 시장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포장이사’다. 포장이사는 화물운송 이후 화분 포장 업체, 벽걸이 TV 설치 업체, 인터넷 설치 업체, 에어컨 설치 업체, 청소 업체 등의 파생수요를 만든다. 현행 국내업체 중 이 모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해주는 업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곧 4인 이상 대형 가구를 대상으로 한 O2O이사 서비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글. 이재홍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 회계사

 
2017년, 이사 시장이 뜬다!
 
2010년 이후 공급이 위축되었던 주택시장이 2014년도부터 신규 공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에는 77만호의 주택이 착공되면서 직전 4년 동안의 평균 착공 물량 46만호보다 70% 증가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의 가격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주택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치열한 논쟁 사이에서 조용하게 이사 시장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올 것이라 예측해 본다.
 
과거 2015년까지 주택 착공 물량 증가로 자연히 건설 산업의 전방산업 효과가 늘어났다. 이렇게 착공된 주택이 준공되는 시점에서는 자연스럽게 주택시장의 후방산업 효과가 크게 늘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착공 후 준공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것을 ‘래깅효과’라 부르는데, 이를 감안했을 때 2014년 이후 올해까지 늘어난 착공 물량이 준공되는 2017년부터 향후 3년간은 주택 건설 산업의 후방효과가 극대화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O2O의 시대, 블루오션에 주목하라
 
주택사업의 후방효과로 인해 ‘건축자재’, ‘인테리어업’, ‘가구와 가전’은 물론 영세자영업자들이 수행하던 ‘이사’, ‘도배’, ‘입주 청소’ 등의 수요 증가가 예측된다. 이중 영세자영업자들이 수행했던 이사, 도배, 입주 청소 등은 O2O 서비스로 진입하기 용이한 시장으로 판단된다. 기존 O2O 서비스의 성격과 비슷하면서, 아직까지 성공적인 시장 침투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택시를 호출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최근에는 자동차를 수리하거나 세차를 할 때, 또는 세탁물을 맡기거나 가사도우미를 부르는 것과 같은 다양한 활동에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활용되고 있다. 이들 서비스들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이용한다든지, 아니면 물품을 구매하는 모바일 커머스와는 조금 다르다. 구매 대상이 배달, 수리, 세탁, 숙소공유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Local Based Service)’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역 기반 서비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서비스 제공 주체가 주로 ‘소상공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대규모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해 자신의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힘들다. 또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고객이 이들 서비스 간의 옥석을 가리는 데에 많은 거래 비용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O2O서비스가 등장했고, 소상공인과 소비자 양측을 중개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됐다. 기존 지역서비스는 자연히 모바일화가 됐다.
 
특히 이사는 가정의 가구나 생활용품을 단순히 운반해 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거주 공간의 이동을 위해 운송을 포함한 ‘홈클리닝’, ‘인테리어’ 등 종합적인 인적 서비스가 포함되는 업무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소규모 영세 사업자 또는 개인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시장이다. 아직 시장지배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때문에 새로운 모바일 기반 O2O 서비스가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는 틈새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혁신 사업은 사람의 가장 오래된 욕구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의식주라는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분야에서 가장 새로운 사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거 안정의 욕구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구 중 하나이다. 역사적으로 농경 사회였던 과거에 비해 이사는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개념이나,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 흔한 활동이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주거 안정 욕구의 충족을 위해서는 ‘이사’는 그야말로 필수적인 활동이 된 됐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택 소유자가 되기 전까지 적게는 두세 번 많게는 열 번 이상 이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새로 살게 될 집의 크기와 조건, 위치에 따라서 조금씩 심리가 다르겠지만, 이사는 대개 새로운 출발의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상당한 수고스러움을 동반한다. 기존 살림살이를 점검하면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내다 버려야 한다. 이사 가는 집의 규모에 따라 새로 구입할 물품을 정하는 것도 번거롭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짐들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이사 서비스는 ‘완전포장이사’가 대세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짐을 직접 정리하여 배치하고, 업체에서는 단순히 운반만 해주는 일반이사 서비스를 이용하였다. 그러나 가정 내 가전제품 및 물건이 많아지고 이사서비스의 보관 및 운반서비스가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은 이사 전반을 전적으로 이사업체에 맡기는 완전포장이사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최근 이사서비스 업체들은 케이블TV나 신문 및 잡지에 광고를 하는 등의 홍보를 하고 있으며, 진입한 업체의 숫자도 증가하여 그야말로 무한경쟁체제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어차피 어느 업체나 서비스 수준은 비슷할 것이라고 인식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몇 년에 한 번이나 있을법한 큰 행사인 이사를 이왕이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이사서비스 업체에 맡기고자 하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사서비스의 형태는 완전포장이사(60.1%)로, 연령이 올라갈수록(30대 55.8% → 40대 62.7% → 50대 이상 63.8%) 완전포장이사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업체에서 운반관련 서비스만 제공하는 일반 이사 서비스는 22.9%, 몇 가지 품목만 포장해주는 부분포장 이사서비스는 14.3%의 이용 비중을 차지하였다.
 
소비자가 이사서비스 업체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은 역시 서비스의 가격(91.2%, 중복응답)으로, 대부분이 이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이사업체를 경험한 사람들의 추천(50.5%)과 업체 브랜드와 지명도(32.6%)를 중요하게 여겼으며, 브랜드와 지명도는 50대 이상(41%)의 고려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용자들은 주로 이사서비스 업체 관련 정보를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46.3%, 중복응답) 주변 사람들을 통해(40.5%)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과 잡지, 무가지,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응답자는 13.1%였다. 이사서비스 업체의 인지도는 대한익스프레스(33.2%, 중복응답), 옐로우캡이사(31.1%), 금호익스프레스(29.4%), 통인익스프레스(24.8%), 로젠이사(22.3%), 한솔익스프레스(20.5%) 순으로 높았다. 그러나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이사서비스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50.1%)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하는 것으로 나타나, 개별업체에 대한 인지도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트렌드 모니터: 2012 ‘이사’ 서비스 관련 조사: 전국 만 30세 이상의 이사 경험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이사서비스와 관련한 설문조사 인용, 2012.09.10)
 
2018년, 500만 건 포장이사 대목이 온다
 
한 보도에 따르면 정부 추산 이사화물의 매출규모는 약 2~3조원 규모라고 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90%이상 현금결제로 이루어지는 업계 관행 상 실제 이사화물 시장의 매출 규모는 2~3조원의 8~9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포장 이사 시장 규모는 1조 5천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가구원수별 이사금액을 1인 가구 30만 원, 2인가구 70만 원, 3~4인 가구 100만 원, 5인 이상 가구 130만 원으로 추정하여 나온 결과다. (관련기사= O2O 시장에 부는 훈풍 이사업계에도 불까?, 매일경제)
 
 
이를 바탕으로 2016년부터 향후 3년간의 포장이사업의 시장규모를 추정해 보았다. 시장 규모는 P(가격)*Q(수량)으로 측정된다. 시장규모 추정에 필요한 P(가격) 자료는 표에 제시된 이사금액을 포장이사 이용건수로 가중 평균하여 약 56만원으로 산출하였다. 다음으로 Q(수량)은 1단계로 주택 준공 건수 대비 이동 건수를 추정하여 16년~19년도의 이동 건수를 산출하였다. 그 다음 2단계로 각 년도의 이동건수 대비 포장이사 이용 건수를 가중 평균한 수치를 계산하였다. 그 결과 약 58%로 산출되었다. 마지막 3단계로 1단계와 2단계 수치를 바탕으로 16~19년도의 포장이사 이용 건수 추정치를 도출하였다.
 
위의 가정에 근거하여 최근 4년간 주택 준공건수와 이주 현황을 살펴본 결과 평균적으로 준공한 호수의 11배 정도의 이주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토대로 2015년도부터 포장이사 이용건수를 추정해본 결과 15년 약 278만 건에서 2018년 약 485만 건을 정점으로 2019년도에는 약 358만 건의 포장이사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상기 가정대로 포장 이사업의 시장 규모를 측정해본 결과 2017년도 약 1조 8000억원에서 2018년도 2조 7천억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한 후, 2019년도에는 약 2조원의 시장규모를 가질 것으로 추정되었다. 과거 자료와 상기 추정을 토대로 예측해본다면 2020년 이후 포장이사 시장규모는 약 1.5조에서 2조원 대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집계되지 않았던 ‘현금결제’ 시장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사 시장의 지배자, 누가 될 것인가
 
포장이사업의 시장규모를 추정해 본 결과 2018년도에 2조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후 향후 1.5~2조의 시장규모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포장이사업은 단순히 운송 목적의 운송 사업이 아닌 인력서비스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조세를 포함한 정부시책에 포장이사업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어 사업주의 탈세, 근로자들의 인권침해, 소비자의 권리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법률적인 문제가 이사 관련 O2O 기업의 출현을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사 서비스 현황 분석을 통해 현재 이사 서비스 시장이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는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문 이사업체의 완전포장이사라고 하더라도 이사의 불편함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사를 위해 화분 포장 업체, 벽걸이 TV 설치 업체, 인터넷 설치 업체, 에어컨 설치 업체, 청소 업체까지 따로따로 불러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업체들을 일일이 연락하기는 매우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핵가족화, 독신가구 증가, 가전제품의 첨단화 등 삶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 이사서비스도 이런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소규모에서 대규모 토탈 서비스까지 세세하고 전문화가 필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시장의 규모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화되고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사 서비스 기업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이재홍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와 재무자문업무를 수행하였으며, 2012년부터 KEB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에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기업전략수립과 회계, 세무자문(가업승계, 상속세 및 증여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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