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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류산업전, 어떤 스타트업이 왔을까

by 엄지용 기자

2017년 04월 19일

한국통합물류협회가 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하는 제7회 국제물류산업전에 올해 처음으로 ‘물류스타트업 기업관’이 구성됐다. 지난해까지는 몇몇 스타트업이 독립부스를 꾸려 참여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용관을 따로 구성할 수 있을 만큼 내세울 수 있는 ‘창업기업’의 수가 늘었다는 게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평가다.

 

스타트업 기업관에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인 디맨드쉽, 에이전트비, 원더스, 위킵, 인프로, 텐원더스, 트레드링스, 포에스텍 등 8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외에도 메쉬코리아, 고고밴코리아, 그레이오렌지(인도 물류로봇 스타트업) 등 국내외 스타트업이 독립부스를 운영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국제물류산업전에 참가한 스타트업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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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류산업전에 처음 만들어진 물류스타트업 전용관

 

① 디맨드쉽: 연결로 만든 협업 네트워크

 

2016년 9월 미국 법인을 설립한 스타트업 디맨드쉽(Demandship)은 수출입(직구 및 역직구) B2C 물류 서비스 제공업체다. 특히 디맨드쉽이 강조하는 것은 전자상거래 셀러를 위한 ‘다이렉트 물류서비스’다. 다이렉트 물류서비스란 통관, 포워딩, 육상운송업체 등 공급사슬 안의 관계자와 협업해 직접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문전배송(Port to Door)’ 통합 서비스다.

 

이와 같은 협업 네트워크는 ‘플랫폼’이라는 하나의 기술로 묶여 디맨드쉽의 ‘가격’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디맨드쉽은 한국 역직구 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우체국 EMS(Express Mail Service) 대비 50% 수준(국가별 통관 기준에 따라 상이)의 저렴한 가격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디맨드쉽은 최근 한국제품의 동남아·유럽 위탁판매 서비스도 시작했다. 해외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체를 마켓플레이스와 연결하거나, 직접 판매링크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브릿지’를 통해 판매채널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관련기사= 국제특송 스타트업 디맨드쉽이 커머스에 진출한 까닭]

 

② 에이전트비: 어디서나 해외구매가 가능하도록

 

2015년 4월 설립된 에이전트비는 전 세계 소비자에게 해외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해외 쇼핑몰 상품 페이지의 URL을 복사한 뒤, 배송 옵션을 선택하여 온라인 주문서에 입력하기만 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이후 에이전트비는 구매 상품의 소재를 파악하고 가장 저렴하고 최적화된 배송 경로와 견적을 자동으로 산출하여 상품을 SMS로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에이전트비의 핵심역량은 각 국가 사이트와 머신 트레이닝 방식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획득한 ‘빅데이터’다. 에이전트비는 인공지능 엔진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항공운송, 해상운송에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추천·제공한다. 현재 에이전트비의 핵심 타깃 국가는 미국과 유럽이며,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향후 중국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전트비는 중국에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높은 시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타 국가에 비해 돌발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의 물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모을 계획이다.

 

③ 원더스: 허브앤스포크가 만든 5,000원의 기적

 

허브앤스포크에 기반을 둔 원더스는 5,000원의 가격으로 서울 전역에 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륜차 물류업체다. 원더스의 허브앤스포크는 지하철과 이륜차의 복합운송으로 이루어진다. 원더스의 퀵라이더는 각자에게 할당된 권역에 한정해 픽업 및 배송을 수행하며, 지역을 넘어가는 권역 간 배송은 따로 고용된 ‘지하철’ 배송기사가 수행한다. 픽업 거점으로는 2호선 2개역(교대역, 을지로 3가역)의 무인보관함을 활용하고 있다.

 

물론 허브앤스포크를 통해 낮은 가격을 만들어낸 원더스에도 단점은 있다. 기존 퀵서비스보다 느리다(3시간 이내 배송)는 것이다. 하지만 ‘3시간 배송’이라는 옵션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고객에게 원더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다가, 정기화물은 발송시간을 미리 조절하는 것 또한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더스는 지난해 11월 SK플래닛 11번가의 110분 배송 서비스의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2017년 상반기 중에는 티켓몬스터, 마켓컬리, SK텔레콤, LG텔레콤, CJ헬로비전 등의 업체들과 계약 및 MOU를 앞두고 있다.

[관련기사= 퀵서비스발 허브앤스포크 실험, 이륜차와 지하철이 만난다면]

 

④ 위킵: P2P 금융으로 중소화주 돕다

 

핀테크 물류스타트업 위킵은 유통 및 생산자의 상품을 담보로 사업자금 융통을 위한 P2P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위킵은 담보로 받은 동산을 자체 물류센터에 보관해두며, 대출자가 언제라도 그중 일부를 판매할 수 있도록 포장 및 배송 등 3PL 물류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때 판매를 통한 수익은 대출금 상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출자의 편익은 높고, 투자자의 리스크는 낮아진다는 것이 위킵의 설명이다.

 

특히 위킵이 지난 3일 론칭한다고 밝힌 ‘커머스론’은 신용등급이나 기업 규모에 대한 제약 없이 판매된다. 유동성이 높은 동산을 담보로 금융지원을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대출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이자율 또한 연 8~12%대로 낮다는 게 위킵의 설명이다. 현재 위킵의 물류 서비스는 3PL 물류기업 ‘삼영물류’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관련기사= 위킵, ‘소호몰’ 위한 커머스론 출시]

 

⑤ 인프로: 재고관리도 스마트하게

 

2015년 7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된 인프로는 ‘스마트 저울 시스템’에 특화하여 물류분야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저울 시스템의 목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 및 가공하여 자동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인프로의 ‘모듈형 저울’은 저울 간 간격을 조절해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체의 크기와 개수, 종류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AA 건전지 2개로 1년 이상 사용 가능한 내구성도 이 저울의 강점으로 꼽힌다.

 

인프로는 스마트 저울 시스템으로 물류산업의 재고관리 프로세스를 보다 간편하게 만들고자 한다. 직접 수량을 체크하는 데는 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스마트 저울을 활용하면 지속적으로 실시간 중량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재고관리와 수량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웹과 모바일에 기반한 이력관리 및 사용통계를 통해 미래 전략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인프로의 설명이다. <정리 도움= 임예리 CLO 기자>

[관련기사= 인천항만공사가 주목한 3개 스타트업, 각 2000만원 지원금 받아]

 

⑥ 텐원더스: 중고거래에 신뢰를 부여하는 새로운 방법

 

텐원더스는 현재 ‘개인 간 거래’ 시장을 목표로 ‘중고거래’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업체다. 텐원더스는 택배거래 검수 중계 서비스인 ‘트리플에이’와, 트리플에이 안에 ‘샵인샵(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되는 셀럽(Celebrity)의 소장품 쇼핑몰 ‘셀리샵’을 운영한다.

 

트리플에이는 기존 ‘현금’에 대한 안전만 보장해줬던 에스크로 방식의 안전결제에 ‘상품’의 안전까지 보장해주는 ‘검수’ 서비스를 추가한 중고판매 중개 서비스다. 중고판매자가 트리플에이 플랫폼에 자유롭게 올린 상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텐원더스는 그에 대한 결제, 상품수령, 검수(1~3단계까지 선택가능), 택배사를 통한 택배발송까지를 일괄적으로 제공한다.

 

셀리샵은 ‘셀럽의 프리마켓’이 콘셉트로서, MCN(Multi Channel Network) 채널에서 활동하는 BJ들이 소장한 물건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셀럽의 영향력에 따라서는 중고상품이더라도 상품원가를 상회하는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텐원더스는 실물 검수를 포함한 안전거래중개를 통해, 주로 수도권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중고거래를 전국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텐원더스에 따르면 현재 텐원더스에서 발생한 수백 건의 거래 중 80%는 지방 거래자로부터 발생한다.

 

⑦ 트레드링스: 물류맛집은 어디에

 

트레드링스는 소위 ‘물류맛집’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시장에 진입한 플랫폼 업체다. ‘좋은 물류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화주를 지원하는 동시에, 물류업체의 좋은 서비스를 검증하고 실제 그들을 화주와 주선해주는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트레드링스는 낮은 품질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도태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는 성장하는 서비스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트레드링스는 특히 물류를 잘 모르는 수출입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국제물류(Forwarding), 육상운송(Trucking), 통관, 창고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물류 상품을 ‘플랫폼’을 통해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다. 화주는 트레드링스의 웹 플랫폼을 통해 50여 개 파트너 업체 중 3~5개의 후보업체들의 비교견적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트레드링스 플랫폼 알고리즘을 통해 화주의 니즈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만 걸러낸 숫자라는 게 트레드링스의 설명이다. 화주는 이들 후보업체 중 하나를 최종 선택하여, 그들이 원하는 지역에 대한 통합물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참고기사= 무역업계를 연결하기 위하여]

 

⑧ 포에스텍: RFID의 스마트한 활용

 

포에스텍은 RFID 자동인식기술 기반 솔루션 업체다. 특히 물류 분야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지게차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RFID 태그가 붙은 팔레트나 제품을 지게차가 옮기면, 재고조사를 다시 할 필요 없이 자재 입고증이나 납품증의 내역이 RFID의 태그값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에스텍의 지게차 관리 시스템은 실시간 트래킹 역시 가능하다. 화물 적재 위치를 효율적으로 파악, 적재할 수도 있다. 지게차에 센서를 부착해 7~20m 반경에서 지게차 위치를 감지해 알람으로 위험을 방지하기도 한다. 제품 공정의 이력관리가 가능함과 동시에 안전성까지 높일 수 있다.<정리 도움= 임예리 CLO 기자>

[관련기사= 인천항만공사가 주목한 3개 스타트업, 각 2000만원 지원금 받아]

 

⑨ 메쉬코리아: 솔루션 파는 물류기업

 

라스트마일 물류스타트업 메쉬코리아는 크게 세 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첫째는 B2B 물류 서비스 ‘메쉬프라임’이고, 둘째는 B2C 음식배달 서비스 ‘부탁해’이다. 끝으로 이 둘을 모두 지원하는 물류 솔루션이자 물류 인프라인 ‘부릉’이 있다. 메쉬코리아는 일부 직영망을 제외한 전국 배달대행업체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실제 물류는 협력업체에게 아웃소싱하여 전체 물류망을 구축했다. 특히 메쉬코리아의 ‘부릉스테이션’은 일부 배달대행업체와 협의를 통해 ‘부릉’ 간판을 다는 등 새로운 거점을 공동 구축한 것이다.

 

메쉬코리아는 이외에도 IT 역량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2016년 7월 31일 신세계에 TMS 엔진(부릉엔진) 납품을 완료했다. 이어 2016년 10월에는 싱가포르 온라인 식료품 판매업체인 ‘어니스트비’에 신세계에 납품했던 TMS와 동일한 ‘부릉엔진’을 공급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실제 메쉬코리아의 솔루션 판매사업 매출 비중은 '메쉬프라임'의 바로 뒤를 잇고 있으며, ‘부탁해’보다는 심지어 더 높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메쉬코리아는 대체 뭐하는 기업인가요?]

 

⑩ 고고밴코리아: 단독앱 통해 오프라인에 더 가까이

국제물류산업전 내 고고밴코리아 단독부스

 

고고밴코리아는 2013년 7월 사업을 시작한 글로벌 라스트마일 물류스타트업 고고밴의 한국지사다. 고고밴코리아 역시 고고밴본사와 마찬가지로 ‘플랫폼’을 기반으로 화물운송기사와 화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과 차이가 있다면 한국 화물운송시장은 ‘퀵서비스’와 ‘배달대행’, ‘화물운송’ 등으로 나뉘어 구분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고밴코리아는 이중 ‘퀵서비스’와 ‘화물운송’ 서비스를 주선하고 있다.

 

고고밴코리아의 자체 평가에 따르면 고고밴의 주문 수나 성장세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고고밴코리아는 2017년 2월 기준 800여 개의 기업고객을 확보했으며, 약 7,000명의 등록 기사(화물차(다마스 퀵 포함) 50%, 오토바이 50%)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고고밴코리아는 지역화(Localization)된 한국 독립앱 개발에 매진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온디맨드 플랫폼을 넘어 벌크물량과 유통을 아우르는 규모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되며, 고고밴코리아는 플랫폼을 뛰어넘어 오프라인 실단 물류와 가까워지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관련기사= 고고밴 스티븐 램 CEO가 말하는 ‘파괴적 혁신’]

 

⑪ 그레이오렌지: 한국상륙한 AGV 스타트업의 대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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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물류산업전내 그레이오렌지 부스에 전시된 AGV. 그레이오렌지 관계자는 그레이오렌지의 핵심역량은 AGV 하드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를 원활하게 운영하도록 만든 '솔루션'이라 강조했다.

 

인도에서 촉망받는 물류로봇 기업인 그레이오렌지는 물류센터의 자동화를 위한 로봇 및 시스템을 개발하며, 설계부터 생산 및 시공까지 직접 담당하고 있다. 키바와 유사한 형태로 상품이 작업자에게 운반되는(Goods-to-man) 방식의 피킹로봇 버틀러와 소터(Sorter: 컨베이어기반 소팅솔루션)가 그레이오렌지의 주 생산품이다.

 

그레이오렌지는 인도에서는 이미 관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창고 자동화분야 1위 기업이다. 약 40개 이상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에도 수천 대 이상의 로봇을 판매했다. 이를 발판으로 급성장을 이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그레이오렌지는 인도 로봇기업 최초로 글로벌 펀딩에 성공한 회사로서 특히 물류로봇 분야의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그레이오렌지는 지사를 통해 물류로봇 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 등에 기업 제품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리 도움=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

[관련기사= 물류로봇의 신흥강자가 몰려온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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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류스타트업 전용관을 찾은 강호인 장관에게 자사의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포에스텍 이승원 대표(좌)와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우)

 

한편, 18일 국제물류산업전을 방문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장에서 고고밴코리아 부스와 물류스타트업 기업관을 방문했다. 고고밴코리아와 트레드링스, 포에스텍은 강호인 장관에게 자사의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육창용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스마트물류산업팀장은 “물류스타트업 기업관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을 대상으로 별도의 부스홍보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운영된다”며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존 물류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과 스타트업간 실질적인 상생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그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협업과 상생의 창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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