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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의 크로스보더] 해외쇼핑몰 구축을 위한 5가지 조언

by 조철현

2017년 03월 01일

 

글. 조철현 (주)가이온 Pre-Sales팀 이사 / 편집. 김정현 기자

Idea in Brief

 

CBT(Cross-Border Trade)가 인기다. 하지만 무턱대고 도전했다가는 큰코다친다. 해외 시장은 국내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BT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가령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쇼핑몰의 시스템은 진출 희망 국가의 환경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르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장바구니/주문서’, ‘결제 시스템’, ‘회원 가입’, ‘배송비 관리’, ‘정산 관리’ 측면에서 살펴보자.

 

CBT, 뭐가 다른가?

 

최근 많은 유통업체가 CBT(Cross-Border Trade)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필자 주변에서도 CBT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회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CBT는 한국의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업 기반은 국내에 두지만 수출국가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 요컨대 CBT 사업자는 해외시장이 국내시장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고, 국내 시스템을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환경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

 

대표적은 사례가 다국적 고객을 대상으로 한 ‘쇼핑몰’이다. 쇼핑몰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외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프레임을 갖춰야만 한다. 아랙 그림을 보자. 일반적인 국내 쇼핑몰 시스템이 갖추고 있는 기능이다. 하지만 해외에 구축하는 쇼핑몰은 이와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 다음에서는 ‘장바구니/주문서’, ‘결제 시스템’, ‘회원 가입’, ‘배송비 관리’, ‘정산 관리’ 측면에서 국내 쇼핑몰과 해외 쇼핑몰의 차이를 살펴본다.

쇼핑몰 시스템▲ 일반적인 쇼핑몰의 시스템 기능

 

① 장바구니/주문서 :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장바구니와 주문서는 쇼핑몰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국가별로 그 구축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해외에 진출하기에 앞서 그 국가의 현지 쇼핑몰의 사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해외 쇼핑몰이 국내 쇼핑몰과 비교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주문과 결제 기능이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이베이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해외 쇼핑몰은 주문과 결제가 분리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내 쇼핑몰은 대부분 주문과 결제가 한 번에 처리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고객이 주문할 때 결제 방법을 선택하지 않고는 주문을 완료할 수 없다. 이에 반해 해외 쇼핑몰은 주문을 완료한 뒤에, 결제 방법은 고객이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다. 주문과 결제 시스템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 쇼핑몰이 국내와 달리 주문과 결제 시스템을 분리해 놓은 이유는 ‘인터넷 환경’ 때문이다. 많은 해외 국가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한국처럼 빠르지 않다. 따라서 쇼핑몰 자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다 하더라도 은행이나 PG(Payment Gateway: 전지지급대행시스템)사와의 통신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쇼핑몰을 기획할 때 주문과 결제 기능을 분리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통신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선택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

 

② 결제 시스템 : 대세는 모바일

 

한국에선 신용카드를 통한 결제 비중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그 나머지를 온라인 계좌이체나 가상계좌를 이용한 결제, COD (Cash on Delivery: 상품인도결제방식) 등의 후불결제가 나눠서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모바일 결제’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시럽페이, 페이코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서비스는 점차 신용카드, 온라인 계좌이체 등의 결제방법을 대체할 전망이다.

모바일페이▲모바일 페이

 

해외쇼핑몰 역시 지난 10여 년간 COD나 모바일 POS 같은 결제 방법이 전체의 80~90%를 점유하고 있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결제 트렌드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의 기업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한 탓이다. 한국에서의 모바일 결제 활성화가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면, 해외에서는 5~6년 전부터 꾸준히 모바일 결제 시장이 성장해왔다. 때문에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는 쇼핑몰이라면 필수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③ 회원 가입 : 본인인증 절차, 필수적일까

회원가입 프로세스도 다르다. 해외쇼핑몰은 회원가입 단계에서 로그인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한다. 반면 국내 쇼핑몰은 회원가입 단계에서부터 많은 정보를 입력하도록 한다. 마케팅을 위한 정보 및 상품 배송을 위한 정보를 가입 시점에 모두 수집하는 것이다.

쇼핑몰 가입정보▲국내 쇼핑몰과 해외 쇼핑몰의 가입 정보 비교

로그인에 관해 해외쇼핑몰이 갖는 또 다른 차이는 ‘로그인 연동’ 기능이다. 로그인 연동이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에 소비자가 이미 제공한 회원 정보를 통해 쇼핑몰에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게 만든 기능이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톡과 연동하여 별도 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쇼핑몰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복 회원관리 측면에서도 국내쇼핑몰과 해외쇼핑몰 간 차이가 존재한다. 국내의 경우 본인 인증이 필수인데 반해 해외 쇼핑몰은 가입자가 확인 가능한 이메일 또는 SNS 인증 정도만을 실시한다. 특히 많은 국가에서는 한국의 주민등록번호 시스템 같은 단일화된 본인 인증 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 때문에 가입자에게 본인 인증이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지 상황을 모르는 사업자는 간혹 해외에 쇼핑몰을 구축할 때 국내와 동일한 본인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④ 배송비 관리 : 배송비는 당연히 공짜?

 

국내와 해외 쇼핑몰의 또 다른 차이는 배송비에 대한 관점이다. 국내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은 배송비가 무료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TV홈쇼핑 업체 역시 온라인 쇼핑몰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배송비 무료’ 서비스를 통해 여타 온라인쇼핑몰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경쟁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문 금액에 따라 배송비 혹은 반품비를 고객에게 부과하는 쇼핑몰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의 배송비는 해외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책정돼 있기도 하다. 국내쇼핑몰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택배 물동량도 함께 커졌고, 이에 따라 쇼핑몰이 택배업체에게 상당한 구매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배송비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송비보다도 더욱 낮게 책정돼 있다.

 

이처럼 낮은 배송비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받던 국내쇼핑몰이 해외쇼핑몰을 구축할 때 배송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통상 해외 배송비는 화물의 크기, 무게, 배송거리, 혹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르게 결정된다.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은 물동량이 적어 배송업체와 협상을 할 처지도 안 된다. 국내에서와 달리 해외에서는 쇼핑몰이 배송사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에 진출하려면 배송비 관리를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상품의 크기, 무게에 대한 정보와 동일 지역에 상품을 배송할 때 합포장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또한 상품 출하지와 배송하는 지역에 따라 배송비가 달라지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유연한 배송비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함에 있어, 배송사마다 다른 물류 정책 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쇼핑몰은 배송사에 크기, 무게, 지역 등 배송비를 관리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여 해당 쇼핑몰에만 적용되는 배송비 관리 체계를 협의·구축할 수 있다.

 

⑤ 정산 관리 : 해외진출의 가장 큰 숙제

 

‘대금 지급’은 해외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는 데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이다. 쇼핑몰에서 고객이 결제를 완료하면 쇼핑몰은 이 대금을 직접 받는 것이 아니라, 중간의 금융사업자로부터 대신 지급받는다.

 

문제는 고객이 대금을 지급한 날과 금융사업자로부터 대금을 실제로 수령하는 날의 간격이 길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히 사업상 현금 흐름에 차질을 준다. 대금 지급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사업 초기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앞선 언급했듯, 한국에선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상당히 높고, 계좌이체도 실시간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전일자 거래 대금의 대부분은 ‘거래+1’일에 은행으로부터 입금된다. 반면 해외에서는 정산 기간을 이처럼 단축시키는 데 상당한 노력과 비용이 투자돼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투자 대비 효과를 보장하기도 어렵다.

 

정산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해외송금’이다. 판매자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만 구매자는 현지에서 현지 통화로 가격을 지불한다.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는 환전 및 송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보통은 PG사나 쇼핑몰 운영 업체가 이 문제를 해결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사업의 요충지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일부 국가의 환율변동으로 손해를 입어 힘들어하는 기업도 많이 볼 수 있다. 계약과 투자, 비용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때 환율변동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진행했다가, 갑작스러운 환율변동으로 실제 계약 금액이 10% 이상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투자를 받기로 한 투자금이 환율 차이로 20% 이상 감소한 사례도 있다.

 

자신을 맹신하지 마라

 

살펴봤듯이, CBT 사업은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돼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행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만 한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사업자에게 이 말만은 꼭 전하고 싶다.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절대적으로 믿지 말라. 기존에 경험했던,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답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시장에서 인정받을 만한 영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는 대부분은 영향력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시장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때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요컨대 성공적인 CBT 사업을 위해서는 기민함과 적응력이 필요하다.

 

여기까지 국내 기반의 쇼핑몰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 어떤 사항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다음 기고에서는 ‘상품과 화폐 흐름 프로세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조철현

2000년부터 CJ오쇼핑과 11번가에서 국내외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과 IT전략, 개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현재는 빅데이터 솔루션인 Splunk의 파트너사 가이온의 프리세일즈팀 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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