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콜드체인도 친환경 시대, ‘친환경 아이스팩’ 등장

by 신승윤 기자

2018년 07월 19일

제품포장 친환경 시대의 도래, 한편 ‘아이스팩’은?

환경파괴 유발하는 아이스팩, ‘친환경 아이스팩’은 다르다

환경도 환경이지만 결국은 물류효율, 충족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일어난 폐비닐 수거중단 사태, 일명 ‘재활용품 수거 대란’ 이후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그 중 물류업계에도 향후 지대한 영향을 끼칠 항목이 있으니 바로 ‘유통단계 포장 최소화’와 ‘분리배출 용이성 확보’다. 택배 등 운송포장재 과대포장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 제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식품의학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연평균 17% 성장해 3조원 규모를 코앞에 두고 있으며, 더불어 식품 배송 서비스 또한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식품 배송의 특성상 신선도 유지를 위해 각종 포장재가 추가되는데, 이 또한 친환경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티로폼 박스, 플라스틱 용기, 비닐 포장지 등은 종이포장 기술로 대체하기도 하나 그간 결코 대체되지 못한 신선식품 포장계의 폭군이 있다. 바로 ‘아이스팩’이다.

 

애물단지 아이스팩

 

아이스팩은 번거롭다. 무게와 부피도 그렇거니와, 냉동실에 쌓아두기엔 한도 끝도 없고, 버리려 해도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애매하다. 그렇다고 액체상태로 녹은 아이스팩을 그대로 싱크대나 하수구로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99%의 물에 1%의 ‘고흡수성플리머’라는 물질이 더해진 아이스팩은 물과 반응 시 젤 형태로 변해 구멍을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대로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려야하는데, 이는 결국 소각과 매립 과정을 거쳐 환경을 파괴한다.

▲ 냉동실에 하나둘 쌓이기만 하는 아이스팩 (사진출처: 수루지 농원)

 

그렇다고 냉동‧신선식품 배송에 있어 아이스팩을 빼버릴 수는 없다. 신선도가 떨어져 식품이 상하기라도 하면 기업 이미지 타격은 물론, 이를 교환 또는 환불하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많이 넣으면 무게가 증가함과 동시에 소비자가 불편을 겪고, 적게 넣으면 요즘처럼 무더운 날 식품의 변질이 우려되는, 아이스팩은 말 그대로 애물단지다.

 

친환경 아이스팩의 등장

 

반면 콜드체인기업 ‘써모랩코리아(Thermo Lab Korea)’에서 개발한 ‘친환경 아이스팩’은 기존 아이스팩과 달리 편리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내부 액체가 오직 물로만 이뤄졌기에 싱크대 등에 흘려보낼 수 있으며, 겉봉투 등 남은 내용물은 재활용 처리해버리면 된다. 일반쓰레기가 아니기에 소각과 매립과정 없이 자원재순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 신선식품 이커머스 '헬로네이처(HelloNature)'가 도입한 친환경 아이스팩 (사진출처: 헬로네이처)

 

써모랩코리아 나정균 대표는 “제품 개발 및 생산체계 구축에 많은 시행착오와 자금 소요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확실하다 판단했다. 가격 대비 심적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價心比)’, 소비를 통해 개인 취향‧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 등과 같은 최근의 소비형태가 친환경 아이스팩을 탄생시킨 배경”이라 말했다.

 

‘환경’과 ‘물류효율’ 둘 다 잡을 수 있을까?

 

친환경, 친환경 하지만 결국 제 기능을 못하는 포장재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이에 대해 친환경 아이스팩은 얼었을 때의 평탄도가 높아 포장 공간 활용 및 신선도 유지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아이스팩 겉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얼어붙거나, 액체가 한 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방지하도록 개발됐다. 나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을 통해 기존 아이스팩 대비 15%까지 냉장 기능이 향상됐음을 공식인증 받았다”고 한다.

 

한편 단가는 어떨까. 기존 아이스팩 가격보다 높다하면 식품물류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담을 느낄 것이다. 실제 친환경 아이스팩은 기존 아이스팩보다 비싸다. 기존 아이스팩 가격 대비 약 20% 정도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나 대표는 “물론 아직까지는 단가가 높다고 하나 기존 아이스팩 제품단가 자체가 워낙 저렴하게 형성돼있기도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도입하는 이유는 분명 브랜딩 등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포장,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

 

친환경 아이스팩 도입을 앞두고 있다는 간편식 온라인마켓 ‘윙잇(Wing Eat)’ 임승진 대표는 “과도한 아이스팩 포장에 불만을 표시하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제품의 신선도가 걱정돼 교환‧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있다”며 “친환경 아이스팩은 두 가지 문제 모두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도입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임 대표는 “값싼 일회용품을 활용한 과대포장이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면, 그 책임은 서비스 공급자에게 있음이 당연하다. 앞으로 모든 제품포장에 있어 친환경적으로 개선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마켓컬리(Market Kurly)가 재활용 가능 포장재를 취급하고, 각종 새벽배송 서비스가 별도의 박스포장 없이 종이봉투에 식품을 담아 전달하는 방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는 앞으로의 포장 및 물류산업에 있어 시민의식 향상, 사회제도 확충에 따른 단순 경제성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야할 때가 왔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 이슈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적 가치를 담은 생산 및 공급 이슈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며, 이에 최적화된 물류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 분명하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