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내연기관차 vs 전기차, 이번엔 '바퀴'에 주목하라!

by 박정민

2019년 10월 28일

전기차에 기존 타이어를 장착하면 마모가 더 빠르다? 그 원인은?

차량 무게, 고성능 토크, 도로면 등등… '전기차 타이어'가 기술집약적인 이유

압도적 중량의 물류용 전기차, 그 안전과 효율을 책임지는 타이어

 

글. 박정민 이빛컴퍼니대표

 

 

전기차는 씨름선수의 힘과 육상선수의 외형을 가진 것과 같다. 최근 유행하는 홈트레이닝(Home Training)은 통해 신체 곳곳 적절한 부위에 자극을 줘 예쁜 라인을 만드는 운동으로 지속적인 발전 중에 있다. 꾸준한 홈트레이닝이 원하는 신체 부위를 보기 좋게 만들어주거나, 군살을 줄이는 데에 큰 효과가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사람의 몸과 같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보다 날렵해지면서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체중감량도 정체기가 있듯, 각종 부품들의 기술개발도 당장의 혁신 제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차량의 ‘공차 중량(Empty Vehicle Weight)*’이다. 보편적인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있어 공차중량을 의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허나 실제로 무게는 연비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소모품의 교환주기를 당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차량의 무게를 온전히 받아내고 있는 바퀴와 전기차의 관계를 알아보자.

* 사람 및 짐이 실리지 않은 상태에서 연료, 냉각수, 오일 등 기본적인 것만 갖추고 측정한 차의 무게. (출처: 자동차용어사전)

 

두 차량의 바퀴, 같을까?

 

타이어는 소모성 부품으로 마모율, 교체주기 등 부품의 효율이 중요하다. 같은 상품의 타이어를 내연기관차량과 전기차에 각각 장착하고 달리게 하면 어떻게 될까? 전기차의 경우 바퀴에 전달하는 토크(Torque)* 가 강하기 때문에 타이어까지 전달되는 순간의 힘이 내연기관차보다 더 강하다. 이것이 마찰력을 극대화시켜 타이어의 소모를 보다 빠르게 만든다.

* 물체에 작용하여 물체를 회전시키는 원인이 되는 물리량. 비틀림모멘트라고도 함.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200kg 정도 무겁다. 즉, 무게가 마찰력을 더 일으켜 소모성 부품의 교환주기를 당긴다는 의미며, 고하중 고출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함을 뜻한다. 빠르게 달린다면, 그만큼 빠르게 멈춰줘야 하는 법. 타이어 제조사들은 이러한 전기차의 특성을 일찍이 예측했고, 전기차 전용상품을 내놓으려고 수년전부터 기술을 개발해왔다.

 

차량 특성에 따른 타이어의 변화

 

타이어의 트레드(Treead)* 는 각 회사들의 제품마다 다른 재질 및 그루브(Groove)** 를 가지고 있다. 이는 승차감 향상, 타이어의 배수기능, 진동 음향방사, 고속주행 시 소음, 동적응답률 등 다양한 이유에서다. 지우개처럼 닳아 없어지는 타이어 고무이기에 효율성 증대를 위해 차량의 총중량, 고성능 토크, 도로면 상황, 교통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조합해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 노면에 닿는 타이어의 접지면
** 타이어 트레드에 새겨진 홈. 용도에 따라 다양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

 

타이어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능개선과 더불어 회사의 수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이에 전기차라는 신산업의 발달이 새로운 시장선점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며, 기존의 조건에 전기차의 늘어난 중량, 보다 강한 토크, 소음, 공기저항감소 등을 추가로 고려하게 된 것이다. 이는 신소재를 도입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출시로 이어졌다.

 

타이어에서 일반 타이어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트레드와 그루브가 있다. 그루브는 소음 및 배수와도 연관이 있지만, 노면과의 접지면적과 큰 관계가 있다. F1 경주용 자동차를 생각해보면, 일반 타이어와 달리 트레드에 어떤 그루브도 없는 민무늬인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이는 타이어와 노면의 접지면적을 최대화해 극도의 마찰력을 발생시키기 위함이다. 즉, 전기차 타이어는 차량의 총 중량과 더불어 그루브와 관련된 고민까지 포함하고 있는 기술집약적 부품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전기차 전용 타이어로 금호타이어의 ‘와트런(WATTRUN)’이 있다. 르노삼성 SM3 Z.E.에 장착되었는데, 제동측면에 집중한 모습이다. 특수수지와 실리카 Silica 를 사용해 트레드(바닥의 접지면)의 제동력을 강하게 확보했고, 중량을 약 25% 감소시켰다, 여기에 회전량은 약 18% 증가시켜 차량 내부에서의 타이어 소음도 잡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 금호타이어 ‘와트런(WATTRUN)’

 

브리지스톤 Bridgestone 의 '올로직(Ologic)'은 BMW i3에 장착하면서 기술을 드러냈다. 올로직은 공기저항측면에 집중하면서 ‘더 크고, 더 얇은' 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됐다. 올로직은 낮은 회전저항력이란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차량의 연료소비 효율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 배출을 낮출 뿐 아니라, 단위 전력 당 주행거리를 늘려줌으로써 보다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타이어가 연비를 개선하면서, 트레드의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 BMW i3에 장착된 브리지스톤의 '올로직(Ologic)’

 

국내 1위 업체인 한국타이어도 친환경타이어인 ‘앙프랑 에코(Enfren Eco)’를 출시했고, 넥센타이어는 회전저항을 최소화해서 연비를 향상시키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N'blue EV’를 내놓은 바 있다.

 

전기차의 효율을 늘리는 방법

 

자동차는 제대로 달리고 또 멈추는 기능이 명확해야한다. 자동차를 길들이는 기간 중 저속으로 운전하고 멈춰주기를 반복하면 디스크 패드와 브레이크 패드가 서로 단단한 결속력을 가지게 된다. 이로써 강한 제동력을 가지게 돼 자동차 수명을 늘리고, 연료 누출 현상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브레이크 압축력을 개선함으로써 자동차의 전력소비를 줄이고 경제성을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엔진 내부의 크랭크축에 장착 된 저널과, 저널을 감싸는 베어링이 잘 결합하도록 하는 과정이 위 과정이다.

 

한편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는 전기차도 비슷하다. 저속운행 숙달을 통해 디스크 패드와 브레이크와 패드가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내연기관차처럼 800~1000km의 주행거리 정도 저속운행을 통해 숙달을 시켜주면 그 이후 더욱 강한 제동력을 가지게 되며, 진동이나 흔들림 없이 더 조용하게 제동하게 된다. 또한 일반적인 전기차는 브레이크를 밟을 때 회생제동 기능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도록 되어있는데, 브레이크 압축력이 위와 같이 개선되면 충전기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 재규어의 전기차 ‘i-PACE’ 서스펜션

 

저속운행 숙달은 타이어에도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새 타이어는 출시 때 기름과 같은 점액이 묻어있다. 타이어 제작 후 틀에서 잘 빠져나오게 하기 위함이지만, 이후 실제 운행에 있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는 수백 킬로미터의 주행거리가 필요하므로, 초기에 급제동이 반복되면 새 타이어가 온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기차와 바퀴, 그리고 물류의 미래

 

화물과 여객 등 물류적 관점에서 보면, 타이어의 성능향상은 필수적이다. 몸무게가 무거운 사람의 신발 밑창이 빨리 닳는 것처럼 타이어의 접지력은 비용감소로 이어진다. 제동 시 타이어의 소모가 적으면서 마찰력이 좋은 제품이야말로 경제성과 더불어 안전사고 예방에 있어 최고다.

 

많은 중량을 적재하고 다니는 물류트럭들은 급정지 시 타이어의 접지 마찰력이 매우 높아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는 저비용 고효율의 에너지로 운행하고자 함이 주된 사용 목적이지만, 현재는 배터리를 많이 장착해야 조금이라도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는 결국 배터리의 용량이 늘어나면 총중량이 증가해 연료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으로 이어진다.

 

향후 배터리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머지않아 저용량, 고효율의 배터리가 나오리라고 예측해본다. 허나 아직까지는 내연기관보다 총중량이 무거운 전기트럭은 타이어 효율 개선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커다란 무게를 견디며 연료 효율까지 추구할 수 있어야 하는 화물차나 버스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 TomTom Telematics 의 텔레매틱스 시스템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과 관련해 전 세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혁신적인 제품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임러, 볼보, 우버, 웨이보, 테슬라 등이 완전한 자율주행트럭을 위해 뜨겁게 경쟁 중이며, 다임러는 2025년을 목표로 하이웨이 파일럿(Highway Pilot), 프레이트라이너 인스퍼레이션(Freightliner Inspiration)을 공개한 바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과 크루즈 컨트롤 등을 갖춰 안정성을 유지한 채 고속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트럭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차량들은 자율주행 가운데 운반하는 물량을 안전하게 지켜야하기 때문에 바퀴의 손상이나 타이어의 찢어짐 등을 예방하기 위한 보조기술을 반드시 탑재해야 한다. 관련해 브리지스톤은 상용트럭의 타이어 마모 주기, 적합성 등을 교체시기 항목으로 묶고, 9100만 파운드(한화 약 1317억 원)를 투자해 텔레매틱스* 솔루션 업체인 ‘톰톰텔레매틱스(TomTom Telematics)’를 인수하기도 했다.

* Telematics, 통신 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 Informatics의 합성어로 무선통신과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을 결합해 자동차에서 위치 정보, 안전 운전, 오락, 금융 서비스, 예약 및 상품 구매 등의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 TomTom Telematics 의 텔레매틱스 시스템

 

한편 미국은 향후 도로 위 물동량이 약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따른 환경 보호를 위해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트럭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관련해 지멘스는 이하이웨이(E-highway)를 통해 특정구간에 고전력선을 설치하고, 트럭의 센서가 전력선이 있는 곳에서는 전기모터를 사용하면서 실시간 충전까지 진행하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을 밝혔다.

 

이 때 만약 타이어가 터져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머리 위에는 고전력선이 흐르고, 차체는 누전이 일어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바퀴는 차량 전체와 운전자, 동승자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부품이기도 하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여 향후 차량 자체의 변화는 물론 주행환경이 변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누전 등 기존에 예방할 필요가 없었던 새로운 위험요소들을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바퀴 또한 전기차 기반 텔레매틱스, 자율주행기술과 적극 연동하여 주기적인 점검과 수리를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화물차 운전자, 여객차량 탑승자가 정확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박정민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에서 트레이드와 마케팅을 담당했다. 2010년 자동차 외형 제작사업(M2CORETUNE)을 시작, 운영했다. 2017년 이빛컴퍼니를 설립하여 전기자동차 제작 및 고전압안전교육, 전기차 관련 토탈솔루션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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