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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a Demand Planner ③] "모든 수요가 이익은 아니다" 수요에 존재하는 우선순위

by 유박사

2020년 06월 18일

글. 유박사 SCM 칼럼니스트

 

 

김 과장(영업팀): 신규 고객사로부터 A제품 1만 개를 고객 요청일(12월 15일)에 맞춰 공급해야 합니다. 납기일이 다가오는데 유관부서에서는 왜 아직 대응이 더딜까요?

 

유 차장(생산팀장): 현재 당월 고객 총 주문량을 초과한 110% 가동률로 추가 생산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A제품까지 포함한다면 기존 생산라인 전환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미 스케줄에 맞추어 생산중인 타제품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한 차장(수요계획팀장): 생산 및 유관부서에서는 이와 같은 신규 고객/단발성 주문을 고려한 월별 수요 예측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주기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위 대화처럼 고객 납기일에 출하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당연히 담당 영업사원 및 고객서비스담당자는 고객 납기일에 맞춰 출하하고자 지속적으로 생산팀을 독촉 할 것이다. 만약 반드시 유치해야 할 중요한 고객일 경우 영업팀 경영진이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비부가가치적인 업무 추가는 영업팀에게는 전략적 계획 수립에 차질을 주고, 생산팀에게는 야근과 같은 비효율적 결과를 초래한다. 필자가 경험한 바 일반적 영업팀에서의 판매계획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은 물량 위주의 계획인 경우가 많다.

 

수요관리의 주체는?

 

필자는 간혹 생산팀에서 자체적으로 수요예측이 가능한지에 대해 문의를 받는다. 그들은 영업팀의 수요/판매계획을 반영하기보다 자체적 예측을 기반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싶어 한다. 심지어 어떤 기업은 수요/판매계획을 참조만할 뿐 단순 경험에 의지해 제품생산을 감행한다. 그러나 업무에 있어서는 영업/SCM 중심의 수요 관리와 책임이 필요하며, 더불어 다음 2가지 요소를 꼭 염두에 둬야한다.

 

① 수요계획 담당자는 고객 및 판매담당 유관부서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만 수요계획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② 영업팀에서 수요계획 실행에 책임을 가진다는 것을 명확하게 한다.

 

영업팀이 수요계획 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영업팀 관리자와 사원들이 주어진 계획을 실행하는데 강한 주인의식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다음은 비효율적인 수요관리 프로세스의 결과의 사례이다.

 

· 예상치 못한 고객의 발주량은 납기일에 재고 부족을 초래한다. 이는 고객의 서비스 불만족과 당월 회사 실적의 미반영, 매출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 예상치 못한 고객의 발주량 혹은 갑작스런 주문 변경 시 생산팀에서는 우선순위를 변경해야한다. 우선순위의 변경은 일반적으로 생산 작업에 비효율적이며 비용 증가 및 수익성 저하를 가져온다.

 

· 예측보다 적은 실고객 발주량은 불필요한 과잉생산으로 이어진다. 즉 재고 및 보관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현금흐름이 악화된다. 이는 악성재고로 이어지며 결국 폐기비용도 발생된다.

 

· 생산 능력에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예측보다 적은 실고객 발주량은 다른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낭비를 가져온다. 제한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제품을 생산하다는 것은 시장성이 있는 다른 제품을 그만큼 생산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경우 제조비용만 증가할 뿐, 정작 수익은 감소한다.

 

위와 같은 상황들은 일반적으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요관리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계속해서 흔들리게 되면 판매 매출/고객 만족도 증가, 시장 점유율 증대, 재고 감축, 이익 증가 등에 있어 긍정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생산계획 및 통제시스템

 

기업마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가지고 있고, 그 생산량 또한 상이하므로 각각 서로 다른 프로세스, 자재, 장비, 인력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제조(Manufacturing) 또한 복잡해진다. 기업은 이윤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요소들을 잘 조합하여 효율적 생산계획을 만드는데, 이것이 제조가 수행해야할 핵심 과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기업의 효율적인 생산계획과 통제를 위해서는 생산계획시스템이 필수적이며, 이것을 생산계획 및 통제시스템 Manufacturing Planning and Control System(MPC)라고 한다. MPC는 전략계획(Strategic Planning, SP), 판매 & 운영계획(Sales and Operation, S&OP), 일정계획(Master Scheduling, MS), 자재소요량계획(Material Requirements Planning, MRP), 생산활동통제(Production Activity Control, PAC)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고객의 수요와 기업의 생산능력과 일치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출처: APICS CPIM PART I)

 

판매 & 운영계획(S&OP)은 전략계획(SP)과 일정계획(MS)을 묶어주는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일정계획(MS)은 고객 주문에 대한 수요를 제공하고, 공장이나 공급업체를 위한 상세계획을 이끌어 낸다. 각 레벨(S&OP/MS/MRP)은 목적(제품군/제품/자재), 계획기간(월/주/일별), 그리고 결과물(Priority Plan: Production Plan/Master Production Schedule/Materials Requirements Plan)에 따라 구분된다.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Priority와 Capacity를 잘 파악해야 한다. Priority는 어떤 제품을 언제 얼마나 생산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각 레벨의 결과물인 Priority Plan에는 반드시 2가지, 수량(Quantity)과 납기일(Due date)이 포함된다. Capacity는 주어진 기간 내에 보유한 인력과 장비로 생산할 수 있는 작업량을 의미한다. 위 표 중앙의 Priority Planing 단계는 실질적인 계획 및 실행 전략이며, 우측 Capacity Planning 단계는 각각의 실행 단계가 현실적인지 점검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생산의 핵심은 주어진 Priority와 Capacity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는 것이며, 고객 수요를 적시에 반영할 때 생산 효율성/극대화를 높이게 된다.

 

때로는 수요도 버려야한다

 

먼저 업무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첫째, 수요의 수량, 시점 그리고 제품믹스는 전반적으로 계획과는 다르게 실현되기도 한다. 둘째, 생산팀은 항상 정확한 수량과 시점, 그리고 수요계획의 제품믹스에 맞춰 생산하기 어려운 일종의 제약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수요관리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수요관리와 우선순위 설정의 목적은 수요량, 판매 매출, 이익 그리고 고객 서비스의 관점에서 최적의 수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함이다. 반면 수요관리 소홀은 혼란과 더불어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하는데, 이는 간혹 영업/마케팅팀 경영진에서 나타나는 인식 부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해당 프로세스가 회사의 재무 건전성, 고객 서비스 등 조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의 경험 중심적인 사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요관리와 우선순위 설정의 몫은 누구의 것일까? 주로 수요 관리자, 즉 Demand Planner에게 주어진다. Demand Planner의 주된 역할은 Priority와 Capacity의 검토를 통해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영업팀과 제조팀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긴밀한 의사소통을 도우며, 유관부서 간 합의를 도출하여 수요예측이 적재적시에 생산업무 가운데 반영되도록 한다.

 

아래 표는 우선순위 설정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파레토 법칙이다. 제품의 매출은 상위 고객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즉 80% 매출을 차지하는 상위 20% 고객과 하위 80% 고객으로 세분화하여 적합한 마케팅, 영업, 수요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 우선순위 설정에 사용되는 파레토 법칙(그림: m3ssolutions.com)

 

한편, 부서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성과 위주의 보고방식에 익숙한 이 대리. 그의 업무 방식은 전반적 수요 계획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다음 연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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